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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의 뜨거운 감자, 중국의 첫 자체개발 7나노 공정은 어떤 수준인가?

미스털이 사용자 2023. 9. 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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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의 자체개발 7nm 공정에서 이뤄낸 나쁘지 않은 성과
2. 최신 기술에 접근할 수 없다는 한계점은 뚜렷하다
3. 상업적 경쟁력은 전혀 없는데, 전략적으로 사용할 정도는 된다
 


최근 화웨이가 SMIC의 7nm N+2 DUV 공정을 사용한 키린 9000s SoC를 발표했고, 중국이 단기간 내에 개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았던 7nm 공정이 상용화되었다는 것이 밝혀지자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SMIC의 7nm 공정은 사실 2년 전 비트마이너사의 비트코인 채굴 ASIC '미네르바7‘을 생산하는 데 처음 사용되었지만, 이때는 너무나도 낮은 수율과 적은 생산량으로 사실상 시험 생산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키린 9000s는 107mm2의 다이 사이즈와 임베디드 SRAM 등 실질적인 양산품이 되기 위한 조건을 갖추면서 과거와는 다른 상황임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SMIC는 7nm 공정을 어떻게 개발하고 양산해낸 것일까요? 이 부분은 확실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은 TSMC의 N7 공정에서 상당한 기술 유출이 있지 않았나 의심하고 있습니다. SMIC의 7nm 공정과 TSMC의 N7 바닐라 공정은 제조 방식이나 게이트 피치와 같은 핵심 부분들이 닮아 있고, TSMC 역시 N7까지는 EUV 멀티패터닝이 아닌 DUV 멀티패터닝으로만 생산하였기 때문에 SMIC 입장에서 모방하기 적합한 설계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은 7LPE부터, TSMC는 N7P부터 EUV를 사용하였습니다.)
 


이제 키린 9000s의 구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키린 9000s는 총 8코어 12스레드라는 독특한 구조의 모바일 AP로, 2.62Ghz의 빅코어 1개와 2.15Ghz의 미들코어 3개, 그리고 1.5Ghz의 A510 리틀코어 4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체 개발한 5G 모뎀과 ‘다빈치’ NPU, ISP까지 원칩 구성입니다.
 
여기서 빅코어와 미들코어는 화웨이의 독자 개발 ‘타이샨’ 아키텍쳐로, 기존 화웨이가 개발하던 서버용 ARM CPU ‘쿤펭’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바일 AP 치고는 매우 독특한 SMT (=하이퍼쓰레딩) 기술을 지원합니다.
 
리틀코어는 타사 AP와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빅코어는 개당 256kb의 L2 캐시를 갖고, 리틀코어는 4개 유닛이 256kb의 L2 캐시를 공유하며, CPU 전체가 4mb L3 캐시를 공유합니다.
 


SPEC2017 기준 빅코어 ‘타이샨’의 IPC는 대략 A710과 X1 사이입니다. 그러나 최고클럭 2.6Ghz에서의 전성비는 상당히 나쁜 편입니다. 삼성의 4LPX 공정으로 2021년에 제작된 스냅드래곤 8 Gen 1 (이하 8G1) 과 비교했을 때 1와트 이상을 더 소모하며, 이는 2020년의 안드로이드 플래그십 AP인 스냅드래곤 888보다도 떨어지는 수치입니다. 이를 통해 SMIC의 현재 기술력은 TSMC와 삼성과 비교했을 때 대략 2~3년 정도 떨어진다는 것을 대략적으로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미들코어가 1.93Ghz로 작동하는 시나리오에서는 나쁘지 않은 전성비를 보이는 모습입니다. 삼성전자 4LPX로 제조되어 2022년 안드로이드 플래그십에 사용된 8G1의 A710보다 미세하게 떨어지는 전성비를 보여주지만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4nm EUV (삼성 4LPX) vs 7nm DUV (중국 SMIC)의 비교치고는 놀라운 모습입니다. 사실 이 지표는 SMIC의 선전 만큼이나, 2021/22년의 삼성 파운드리가 자사의 5nm와 4nm 공정으로 얼마나 끔찍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었는지를 정확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리틀코어는 스냅드래곤 8G1 및 8+G1과 동일한 구조이며, 1.43Ghz로 작동할 때 TSMC N4 공정으로 제작된 8+G1보다는 확연히 떨어지지만 삼성 4LPX로 제작된 8G1과는 거의 동등한 성능입니다.
 




긱벤치5 기준 싱글코어 1019점, 멀티코어 4019점 정도로 2021년 출시된 SD8G1 정도의 성능을 보여줍니다. 다양한 기종과의 CPU 멀티코어 전성비를 비교했을 때는 SD888과 유사한 수준이나, 최고 클럭에서의 전력 소모는 13W로 경쟁 AP들 대비 높습니다. 
 


SMT의 효율 역시 애매합니다. 성능은 21.8% 상승했으나 전력 소모는 24.2% 상승하면서 왜 퀄컴이나 애플과 같은 제조사들이 SMT를 도입하고 있지 않은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8G2와는 모든 면에서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결론적으로 SMIC의 7nm N+2 DUV 공정은 저클럭에서는 무난한 모습이지만 2.6Ghz 수준의 고클럭에서는 누설 전류를 컨트롤하지 못하는 등 공정 수준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GPU 또한 화웨이의 자체개발 아키텍쳐인 ‘마량 910’을 탑재했습니다. (4CU, 1024ALU, 최고클럭 750Mhz) GPU의 경쟁력은 CPU에 비해서는 좀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최고 성능과 전성비 모두 2년 전 출시된 SD888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첫 자체개발 GPU이긴 하지만, 마량 GPU의 넓은 면적을 고려했을 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닙니다.
 
결론 : 그렇다면 우리가 걱정할 수준인가?
 
약간은 그렇고, 약간은 아닙니다.
 
참 애매한 말입니다만, 키린 9000s를 종합적으로 리뷰하면 SMIC의 기술 수준은 2년 정도 떨어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7nm DUV로 이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인 것은 분명히 대단하지만, EUV와 같은 핵심 기술의 부재로 앞으로의 로드맵을 확실히 그릴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은 SMIC에게는 큰 먹구름일 것입니다. 삼성과 TSMC는 이미 3년 전부터 EUV 장비를 도입하며 5nm, 3nm급의 선단 공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GAA (=MBCFET) 와 같은 신기술을 연구하며 더욱 미세한 반도체를 제작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DUV 장비만 사용할 수 있는 SMIC로서는 당장 7nm FinFET 단계에서 기술적 한계를 맞이한 상황이고, 만약 기존 장비로 온 몸을 비틀어서 2.5D 패키징 기술 및 5nm급 공정을 개발해 낸다고 해도 TSMC나 삼성 수준의 기술적 우위나 상업적 경쟁력은 절대 취득할 수 없을 것입니다. 중공의 어마어마한 보조금 폭탄으로도 어려운 일입니다.
 
반대로 걱정할만한 점은, 중국이 특정 단계의 반도체 독립을 이뤄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군사용, 우주용 반도체는 엄격한 신뢰성 요건을 갖추어야만 하기 때문에 현재도 28nm 정도의 레거시 공정이 사용되며, 여기에 상당한 고성능 공정인 SMIC의 7nm 공정이 중국 내 일반 사용자용 제품의 생산을 독점한다면 한국과 대만, 미국의 반도체 회사들은 어쩔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화웨이는 최근 기존의 미국산 퀄컴 프로세서를 자체 개발한 키린 프로세서로 대체하고, 자체 OS를 개발하는 등 확실한 독립 노선을 가져갈 것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전쟁은 새로운 시대의 냉전에서 가장 뜨거운 전쟁터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기술 유출에 주의하며 산업 경쟁력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정부는 관련 학과 확대를 통한 인재 양성, R&D 지원, 관련 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팔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 Geekerwan

 

 

http://mrlee.co.kr/pc/view/ecopol/370? 

 

[미스털이] 중국 첫 자체개발 화웨이의 7나노 반도체 공정은 어떤 수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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