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만 열지만 않으면만 (괴담)
창문을 들여다 보았을 땐 정말 까무러칠 뻔 했다. "아빠"가 멍청했기에 망정이지, 약간 더 똑똑했더라면아마 멀찍이 숨어서 내가 창문을 여는 순간을 기다렸겠지. 다행히 그것은 그렇게까지 똑똑하지는 않은 듯 했고개구리처럼 유리판 위에 배가 보이게 들러붙은 채"문 좀 열어주세요. 문 좀 열어주세요." 하며 창문을 두들길 뿐이었다.기괴한 몰골이었다. 덕분에 몇 가지 확실해진 게 있었다.가장 중요한 건,"저건" 분명 아빠가 아니라는 것,어쩌면 벌써 아빠를 어떻게 한걸지도 몰라.잡아먹었을지도. 거실 끝에 대자로 선 채나를 반기던 아빠는겉모습도 목소리도 평소와 다를게 없었지만내 안의 무언가가, 온 신경을 발작적으로 곤두세우며당장 도망치라 말하고 있었다.그 때 현관을 열고 돌아섰다면 좋았겠지만,생각해보라, 집에 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