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역사

황우석의 줄기세포 이야기 (부제 :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미스털이 사용자 2021. 9. 24. 16:32
반응형

황우석 사기사건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벌써 15년된 사건이지만 아직도 회자되며 충격의 여파가 지금까지 보이기도 해요. 가장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의 논문에 해외에서 제대로 인정받기 어려워요. 논문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도 우리나라의 과학계를 저평가해서 심도있게 다루지 않기 때문이죠.

 

<이름부터 심상치않은 "대한민국 네티즌 애국단"과 "황우석">

 

무엇이 우리나라 과학계를 지금까지 수렁에 빠뜨렸을까요? 그리고 한 때 우리나라의 영웅이라 불리며 한껏 치켜세웠던 황우석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도 살펴보겠습니다.

 

<병상에 누워있는 황우석>

 

황우석은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였습니다. 가끔 TV에 나와 동물관련 인터뷰, 해설을 맡았던 평범한 교수였어요. 참고로, 1990년대 중후반엔 한창 동물복제 실험이 화제였는데 하필 황우석도 그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1996년 영국 과학자가 양(돌리)을 복제시키는데 성공을 해요. 이에 질세라 황우석도 뭔가를 보여주려고 하더니,

약 3년이 지난 1999년 소(영롱이)를 복제시킵니다. 근데 문제는 이 소를 어떻게 복제시켰는지에 대한 기록도, 논문도 없었어요. 그저 황우석이 "그냥 체세포 배양해서 뚝딱!하고 만들었습니다!"하니 모든 사람들이 믿었습니다. 설마 서울대 교순데, 과학자인데 거짓말하겠냐는 생각에 덥석 믿었던 거죠.

 

이에 황우석은 "내가 하는 말은 그냥 믿잖아?"하며 놀랐겠죠. 그의 복제 기술이 널리 알려지면서 황우석은 유명세를 타게되고 우리나라 사람들 뿐 아니라, 전세계적의 관심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 기대와 관심이 좋았는지 황우석은 한 술 더떠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어요.

"체세포 배양? 나는 배아줄기세포 이용해서 배양할 수 있다!"

2004년, 황우석은 배아줄기세포에서 각종 장기와 신경세포 등 사람에게 필요로하는 것을 다 만들어낼 수 있다는 놀라운 얘길합니다. 이제까지 의학적으로 치료 개선은 커녕, 복구하기 힘들었던 수술이 황우석의 줄기배양 기술로 해결된다는 것이니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지구가 들썩였습니다.

다리를 잃은 환자에겐 배아줄기세포에서 배양해낸 다리로 뚝딱 붙여 걷게해주고

눈 먼 장님에겐 배아줄기세포에서 배양해낸 안구를 뚝딱 붙여 눈 뜨게 해준다니.. 이거 완전!

 

황우석은 현대판 예수였습니다. 실제로 그는 병원을 돌아다니며 걸을 수 없는 환자들에게 "걷게해주겠다"며 호언장담을 했고, 2005년 7월 한 음악회에 참석해 클론(강원래)를 보며 “열린음악회에 출연해 휠체어 댄스를 선보인 강원래를 벌떡 일으켜 과거의 화려한 몸놀림을 다음 열린음악회에서는 볼 수 있기를 바란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또한 황우석은 언론플레이도 귀신같았는데 2005년의 한 토론회에선 "과학은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겐 조국이 있다"는 말을해, 우리나라의 정계쪽 인사들에게도 많은 환심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 즈음해서 그는 딱히 영수증제출을 하지 않아도 돈을 팡팡 쓸 수 있게 나라에서 연구비를 대폭 지원했고 심지어 경찰 경호원을 붙여줬습니다.

 

사람들, 특히 지인중에 몸이 불편했던 사람을 지인으로 둔 사람들은 황우석의 말이라면 껌뻑 죽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좇아 하루하루 희망을 키워나갔어요. 그를 위한 모임, 동호회, 카페가 우후죽순 늘어나며 황우석은 21세기 한국 과학계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2005년 11월, MBC피디수첩에서 황우석 연구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어요. 바로 실험에 필요한 "난자"는 어떻게 채취했냐는 문제였는데 자칫 한 여자의 건강, 인생을 해할 수 있는 난자채취와 난자배양이였기에 PD수첩에선 이를 집중조사했죠.

 

이에 황우석은 바로 사과를 하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 얘길해요. 온 국민의 사랑을 받던 황우석의 사퇴소식에 MBC방송국과 PD수첩 제작진은 엄청난 질타를 받기 시작합니다. 결국 PD수첩은 황우석에 관한 2차 방영을 중단되고 PD는 짤리게 됩니다. 이렇게 지나가나 싶었는데..!

 

<2005년 12월 5일 판도라의 상자 열쇠였던 익명의 게시글>

 

2005년 12월 5일, BRIC이란 커뮤니티에 익명(anonymous)의 게시글이 올라옵니다. 황우석이 "SCIENCE"라는 세계적 권위의 논문잡지에 올린 논문이 짜집기 됐다는 글이였죠! 이에 다른 커뮤니티 유저가 즉시 그 논문을 까봤는데 사실로 밝혀집니다.

 

이 논란은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어리둥절했죠. "설마 서울대 교수가 그런 실수라니.." 무슨 생각을 떠올려야하나 당황했던 모든 사람들에겐 합당한 이유를 찾아야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와 해명을 황우석에게 듣고싶어했죠. 하지만 황우석은 병상에 누워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지만 황우석에 관한 치부가 더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디씨인사이드라는 커뮤니티의 한 유저가 2005년 논문 뿐 아니라, 2004년 논문 역시 짜집기 했다는 것을 밝혀냅니다.

그리고 2005년 12월 15일.. 어쩔줄 몰라 병상에 밍기적하던 황우석과 일부 황우석을 옹호하던 사람들에게 어퍼컷을 날릴만한 뉴스가 날라옵니다.

<내부고발자 : 체세포, 줄기세포요? 그딴 거 없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논문은 짜집기로 했다고쳐도 배양 실험은 진행되고 있겠지"라는 생각마저 철저히 깔아뭉겐 사건이었죠. 즉, 줄기배양세포 실험에 필요한 재료들이 애초부터 없었다는 것이고, 이 실험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다 조작된 것이고 실존은 없고 황우석의 머릿속에만 존재했다는 겁니다!

실험이 애초부터 없었고 논문은 가짜투성이였는데 황우석은 왜 강원래에게 두발로 걷게 해주겠다 얘기했던 걸까요? 그 많은 병원을 돌아다니며 환자들에게 거짓말을 했던 것일까요? 이로 인해서 SCIENCE과학논문 잡지는 순식간에 바보소리를 듣게됐고 한국과학계는 거짓말쟁이,사기꾼이 되어버렸습니다.

 

PD수첩을 비난, 질책했던 여론의 비뚫어진 국가관(황우석의 애국이 먼저고 과학윤리는 개나줘라)은 도마 위에 올라 찬반론이 갈려 계속 싸움질했고 이를 둘러싸고 각계각층의 지식인들 역시 비판하기 시작했죠. 대표적인 인물이 진중권이였는데 이 논란이 처음 일던 11월부터 줄기차게 저널리즘을 몰살시키려는 여론의 집단주의를 경멸했습니다. 다른 반대편엔 김어준(뉴스공장장으로 유명한 김어준)이 있었는데 그는 황우석이 미국의 음모에 의해 희생되었고 배양기술까지 미국이 가져가 버렸다며 황우석을 옹호했던 세력의 편을 지지했었죠.

 

누가 나쁘다, 좋다는게 아닙니다. 단 황우석이 왜 복제소(영롱)를 만들어냈다 얘길했을 때 누군가가 의문을 품고 어떻게 탄생됐는지 조사를 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만 남을 뿐이죠. 1999년에 논문이나 기록없이 복제소를 만들었다는 게 밝혀져서, 황우석이 "허투루 하다간 큰일 나겠다"는 생각으로 꼼꼼히 배양기술을 연구했다면 지금쯤 어느정도 성과가 있진 않았을까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