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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토 중 마리아나 제도(괌, 사이판 있는 곳) 북쪽에 위치한 "오가사와라 제도"(보닌 제도)의 치치지마를 돌아다니면 서양인 외모에 Savory, 워싱턴, 곤잘레스 같은 서양 성을 쓰는 주민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오베이케이(구미계도민)라고 불리는 이 주민들은 오가사와라의 독특한 문화 경관을 구성한다.
이 섬은 원래 무인도였다가, 1830년에 하와이에서 고래잡이를 하러 23명의 백인과 폴리네시아인이 정착했는데 이들이 "오베이케이"의 기원이 됐다. 1876년 일본이 섬을 영유하면서 이들도 일본 국적을 얻게 됐다.
이후 섬에서 백인, 폴리네시아인, 일본인이 공존하다가 태평양 전쟁이 벌어지면서 섬의 주민들은 모두 일본 본토로 옮겨진다. 이 때 오베이케이는 백인이었기에 일본 본토에서 차별과 중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태평양 전쟁 때 일본이 패전하고, 섬이 미국 영토가 되었는데, 이 때 일본인은 모조리 추방되고 129명의 오베이케이만 섬에서 돌아와 사는 게 허락되었다. 이 시기 이들은 다시 영어를 쓰는 미국 교육과 통치를 받았다.
그러다가 섬이 1968년에 일본에 다시 반환되었고, 오베이케이에게 미국 국적을 받을지, 다시 일본 국적을 받을지 선택권이 주어졌는데 상당수는 일본어에 적응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가버렸지만 아직도 소수가 섬에 그대로 남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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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Hendrick Savory, 한 때 황거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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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수는 약 200명 가량으로, 섬 인구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독특한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다.
나이 든 사람은 여전히 일본어가 아닌 영어를 선호하고, 집에 성조기를 게양하거나 스스로를 "미국인"이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제 젊은 사람들은 "일본어"를 사용하고 "일본인"에 가까운 정체성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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