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든 할머니 (괴담, 슬픔)
어느 집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렇게 두 분이 살고 있었다. 할머니는 치매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래서 집에는 주의사항을 적은 메모들이 여기저기 붙어있었다. "냉장고는 닫습니다." "전기는 끕시다." "화장실은 ←" 등등. 할머니를 걱정한 할아버지가 적어둔 것이다. 할아버지는 항상 함께 있었지만, 가끔씩 구청이나 병원에 약을 받으러 가야했다. 할머니와 함께 가면 제 시간에 갈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혼자 가야했다. 혼자 있는 할머니가 걱정이었지만, "밖에 나오지 말 것." 이라고 현관에 써두면 얌전히 기다려주었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구청에 볼 일이 있어서 나갔다. 물론 "밖에 나오지 말 것." 이라고 붙여 두었다. 구청에서 볼 일을 마치고 나오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소나기라 우산을 준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