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나이 스물 다섯였던걸로 기억해 군대 전역 후 복학하기까지 남은 반 개월가량. 군대에서 배운 찰진 근성 하나로 뭔가 알바라도 해야겠다, 다짐 했어. 마침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우리 형의 친한 친구가 영화판에서 미술감독 일을 하고 있었드랬지.. 당시엔 풋내기였지만 지금은 영화판에서 이름만 대도 알만한, 꽤 거물급 미술감독이 되어있어. 그렇게 형의 소개로 영화미술 알바를 하게 된거야.. 참고로 당시 난 미대생였거든.. 나름 대학 내에서도 한 미술?? 하는 나였던데다가, 군대까지 전역했으니, 나의 열정과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고 있었고, 미술감독의 지인이라는 낙하산까지 붕~붕~ 타고 내려왔으니 꽤 중책들을 맡아서 하게 되었지.. 미술감독 부재시에는 간단한 일들은 대리로 처리하기까지 했어.. 영화 촬영당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