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졸다 깨어났다. 얼마나 잤는지 시간이 가늠이 되질 않았다. 옆에 있는 박이병을 쿡쿡 찔렀다. "야 몇 시야?" "하..한시 사..삼십분입니다." "그럼 우리 근무시간 20분이나 초과한 거잖아?" "예 그..그렇스..습니다." "근데 왜 아직도 근무자 안 올라와? 어? 행정반에 전화를 넣어서 올라오게 했어야 할 거 아니야?" 나는 어리버리한 말더듬이 박이병을 답답해하며 TA-312전화기의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그 때 박이병이 내게 말했다. "이병장님, 다..다음 근무자 올라옵니다." 저녁부터 내린 눈은 우리가 근무를 나올 때쯤 멈추었고 강한 추위가 닥쳐서 근무자들은 모두 방한복과 방한화 마스크와 귀마개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있었다. 근무시간이 초과되어 1초라도 더 못 자게 되는 것이 짜증이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