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안잡혀...” 재촉이라도 하는 것마냥 휴대폰을 뚫어져라 쳐다봤지만, 전화가 울리는 대신 늦어지는 시간만 보였기에 눈을 떼고 한숨을 쉬었다. 대리비를 5만 원까지 올렸는데도 잡히는 기사님이 없다는 건 오늘은 그냥 차에서 자라는 계시인가 싶을 지경이었다. 거나하게 취해 조수석에서 졸고 있는 남편은 그다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고 시끌벅적하게 떠들며 결혼 축하 주랍시고 신나게 소맥을 말아주던 남편 친구들 역시 자기들끼리 3차를 가느니 어쩌니 하며 쏜살같이 사라져 버렸으니 그나마 덜 취한 내가 이 참담한 상황을 헤쳐나가야 할 상황이었다. 기분 좋게 마신 술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리듬감 있게 두드리고 있던 차에 어디선가 웬 남자 하나가 내게 다가왔다. “혹시 대리 필요하신가요? 어디로 가세요?” 작은 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