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에게 좀 실망인 걸? 내가 메일로 받아 본 자네의 글은 더 영악하다고, 눈치 볼 것 없이 어서 말해주게. 자네가 생각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날렵한 콧수염이 매력적인 노신사는 자신의 앞에 마주앉은 젊은이에게서 좀 더 많은 걸 듣고 싶어 했다. 젊은이는 노신사의 의도를 알아챘는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웠다. 그리고는 그가 쓰고 있는 검은 뿔테안경을 벗어 테이블위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제가 상상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원하십니까?” “그래. 소설이라도 괜찮으니, 말해보게.” “선생님께서는 OS바이러스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아십니까?” 젊은이가 물었다. “기존에 있던 바이러스의 변종이라 들었네. 인간의 면역과 백신에 대항해서 바이러스가 새로운 형태로 진화했다고 말이야, 언론에서도 수없이 보도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