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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 웬 낯선 사람이... (공포썰)

미스털이 사용자 2026. 5. 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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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금입니다.>

 

여덟 살 때, 부모님이 자가(自家)를 구입했다. 두 분께서 열심히 가게를 운영하며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아껴가며 얻은 결실이었다. 매번 계약이 끝나면 전전긍긍하다가 드디어 보금자리가 생기니, 어렸지만 기분이 참 좋았다. 좀 낡았지만 꽤 넓었고 햇볕도 잘 들었다. 빌라 1층이라 계단을 꾸역꾸역 올라갈 수고도 없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겪은 이상한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돋는다.

처음 이사를 왔을 때, 너른 집이 신기해서 이 방 저 방을 오가며 구경했다. 거실에 가구들이 채워지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 그러던 중 거실로 향했는데, 이삿짐 아저씨들 사이로 이상한 사람이 한 명 보였다. 베란다에 검은색 한복을 입은 아줌마가 거실 안을 쳐다보고 있었다. 얼굴이 매우 어둡고 눈빛이 퀭한 것이 전혀 좋은 인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린 나이라 그때까지만 해도 부모님의 손님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이상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요상한 표정을 지으며 얼굴을 찌푸리는 게 아닌가. 그러더니 빙그레 웃으며 자신에게 오라는 듯 손짓하는데, 그 모습이 기괴하면서도 겁이 났다. 당장 엄마를 찾았다. 하지만 엄마는 정신이 없었다. 단지 급한 일이 아니라면 가만히 좀 있으라고 꾸중만 할 뿐이었다. 베란다에 이상한 아줌마가 있다고 수백 번을 목 놓아 말해도 엄마는 관심조차 없었다. 계속해서 집안 구석구석을 확인할 뿐이었다. 아빠는 더욱 정신이 없었다. 가전기기가 파손될까 봐 고도의 집중력으로 정리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러다 나 역시 베란다의 아줌마를 잊어버렸다. 나에게도 '내 방'이라는 것이 생겼기 때문이다. 날아갈 듯 좋았다. 침대와 피아노, 컴퓨터까지 생기니 다른 것을 생각할 틈이 없었다. 가난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을 어린 나이에도 체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이사를 끝내고 먹는 외식이었다. 그날 먹었던 돼지갈비 맛은 잊을 수 없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2000년대 즈음 해운대구청 골목에 있던 ‘조선숯불돼지갈비’는 가히 예술이었다. 어찌나 맛이 좋던지 혼자 3인분을 먹고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갔다.

아빠가 주차를 하는 동안 먼저 들어가라고 했다. 엄마는 속이 좋지 않아 먼저 들어갔고, 나는 아빠랑 같이 들어가고 싶은 마음에 주차장 근처에서 서성였다. 그러다 무심코 우리 집 베란다를 보게 되었는데,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낮에 보던 아줌마가 베란다 안에서 나를 빤히 보고 있는 것이었다. 너무 무서워 비명을 질렀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줌마는 요란하게 웃으며 오라고 손짓하는데 공포 때문에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눈을 커다랗게 뜨고 게걸스럽게 웃는 그녀에게 잡히면 반드시 위험해질 것 같았다.

비명을 지르며 울자 아버지가 재빨리 뛰어왔다.

“어데 다친 거야? 무슨 일이고?”

너무 놀라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베란다를 향해 손짓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봤을 때는 이미 아줌마가 사라진 뒤였다. 그날 이후로도 그녀는 항상 베란다에만 나타났다. 특히 부모님이 없는 날에 자주 나타나 겁을 줬다. 말을 해도 혼날 뿐이라 아줌마가 보일 때면 베란다를 외면하며 다녔다. 거실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 그나마 작은 위안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거실 벽지를 유심히 보더니 불룩 튀어나온 부분을 발견했다. 희한하게 반대쪽 벽에도 똑같은 흔적이 있었다.

“당신, 혹시 벽지 전부 안 뜯고 위에 그대로 발랐어?”

아빠는 전 주인이 그러는 게 좋다기에 그랬다며 핑계를 댔다. 결벽증이 있던 엄마는 당장 칼을 가져와 그것을 떼어냈다. 틈을 살살 뜯어내자 정체가 드러났다. 노란 종이에 뭔가를 적은 부적이었다.

“다 떼고, 벽지 새로 해 놔라?!”

아빠가 고개를 끄덕이던 바로 그때, 베란다에서 귀신이 나타나 나를 빤히 쳐다봤다. 너무 놀라 나자빠지며 소리를 질렀다. 다음 날, 도배 기사가 거실 벽지를 모두 뜯어내자 곳곳에서 부적들이 덕지덕지 쏟아져 나왔다. 아빠와 기사가 부적을 모조리 긁어낼 때였다. 베란다 귀신이 나타나 신이 난 듯 몸을 흔들며 광적으로 웃어댔다. 그리고 처음으로 베란다 문을 열더니 거실 쪽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나는 경악했다. 부적이 사라지자 경계가 무너진 것이었다.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나는 떨어진 부적 몇 개를 내 방으로 들고 가 방문에 몰래 붙였다. 강시 영화에서 본 것처럼 말이다.


 

그날 밤, 아빠는 악몽을 꾸며 소리를 지르고 깨어났다. 식은땀을 흘리며 “검은 옷 입은 여자...”라고 되풀이하던 아빠는 물을 마시러 가려다 그 자리에서 기절해 병원 신세까지 졌다. 병원에서 돌아온 뒤에도 엄마의 성화에 집 분위기는 얼음장 같았다.

나는 내 방 문에 붙은 부적을 확인하며 안심하고 잠이 들었다. 그런데 거실에서 기괴한 노랫소리가 들려 문을 열었다가 이내 닫아버렸다. 검은 옷을 입은 귀신이 엄마의 다리를 잡고 거실 중앙으로 끌고 가고 있었다. 공포를 무릅쓰고 문을 살짝 열자, 귀신은 엎어진 엄마 위로 올라가 방방 뛰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나를 향해 고개를 쓱 돌렸다.

“이히히히히... 이히히히히히...”

치아 사이로 침을 뚝뚝 흘리며 웃던 그녀가 갑자기 내 방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으흐흐흐... 문 열어, 어서 문 열어라. 으흐흐흐...”

나는 문을 잠그고 오들오들 떨었다. 그러자 그녀가 나를 시험하기 시작했다.

“당장 문을 열지 않으면, 네 엄마를 죽여버릴 거야. 그래도 좋아? 하나... 둘... 셋?!”

엄마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문을 벌컥 열었다. 그녀는 진정 악귀였다. 야비한 웃음을 지으며 다가오는데 하수구보다 지독한 악취가 진동했다.

“너희들은 내가 베란다에서 몇 년을 갇힌 줄 아나? 20년 동안 갇혀 있었다, 아이가? 이히히히...”

그녀는 사람을 죽이고 싶다며, 특히 어린아이를 죽일 때 희열을 느낀다고 협박했다.

“아가야, 니한테 선택권을 줄게. 현관문만 열어주면 너희 엄마랑 니랑 살려줄 거다. 대신 내가 밖에 나가면 니 같은 꼬맹이들을 죽이러 다닐 거다. 문을 안 열어주면 너희 둘은 나한테 죽는 거지.”


 

빨리 내보내고 싶었지만, 문득 저 귀신이 거짓말을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왜 스스로 현관문을 열지 못하는지 궁금해졌다. 아마 현관에도 부적의 힘이 남아있을 터였다. 나는 문을 열어주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귀신이 미친 듯이 좋아하며 춤을 추며 현관으로 갈 때, 나는 내 방문에 붙였던 부적들을 재빨리 뜯어 귀신의 등에 붙여버렸다.

“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발광하는 사이, 나는 엄마를 깨워 맨발로 집을 뛰쳐나왔다. 이후 전 주인을 만났을 때 충격적인 사실을 들었다. 그들도 무당을 통해 그 귀신의 존재를 알았고, 거실 벽의 부적들 때문에 귀신이 베란다에 갇혀 있었다는 것이었다. 아주 오래전 질 나쁜 무당이 악귀를 이용하려다 감당이 안 되어 가둬둔 것이라고 했다.

결국 부모님은 부산 당감동의 용한 퇴마사 노인을 찾아갔다. 노인은 손자와 함께 우리 집으로 와서 요망한 것을 호리병에 가두어 처단했다. 사람 살리는 데 돈을 받을 수 없다며 홀연히 떠난 그 노인 덕분에 나는 성인이 될 때까지 그 집에서 평온하게 살 수 있었다.

부모님의 사업도 잘되어 이제는 더 좋은 곳으로 이사를 왔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상하게 불안하다. 분명 귀신을 쫓아냈을 텐데, 베란다에서 자꾸만 무언가가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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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털이] 이사 간 곳에 귀신이 나타났다 (공포썰)

<※ 브금입니다.>여덟 살 때, 부모님이 자가(自家)를 구입했다. 두 분께서 열심히 가게를 운영하며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아껴가며 얻은 결실이었다. 매번 계약이 끝나면 전전긍긍하다가 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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