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릴 적, 친조부모가 사는 규슈에 같이 살았을 때 일어난 일입니다. 당시의 저는 탐험 놀이에 빠져 자주 집을 빠져나와 근처를 뛰어다니며 야산에서 곤충을 잡고 놀았습니다.부모는 방임주의였고, 조부모는 손자에게 자유롭게 해 주었기 때문에 여름방학 숙제를 빼먹어도 탓할 사람이 없었어요. 8월 중순 어느 날 훌쩍 산책을 나갔습니다. 할아버지께 부탁부탁해서 가게에 아이스를 사러 나온 것이죠. 하지만 도중에 나쁜 버릇이 생겼어요.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시골은 빈집이 많이 있었습니다.지붕 기와가 이끼고 유리창이 깨진 폐허를 보고 있자니 갑자기 호기심이 부글부글 솟아올랐습니다. 폐허에 잠깐만 들어갔다와도 괜찮겠지. 담을 넘으니, 잡초가 무성한 마당이 맞아주었습니다. 문패는 없었어요. 우와 우리 정원보다 훨씬 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