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Y현의 오래된 절에서 10대째 주지(주지스님)를 하고 있습니다. 선대(9대)셨던 아버지는 재작년에 간암으로 돌아가셔서 제가 그 뒤를 이은 것입니다. 저희 절은 전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유명한 절로서 멀리서 부터 오셔서 분향과 액막이, 기도를 부탁해오는 사람이 끊이지 않습니다. 생전의 아버지는 신불의 은혜에 보답하러 오는 사람들을 극진히 대접하고 직접 상담에 응했습니다. 물론 현재 주지인 저도 예외가 없고 유서 깊은 절이라고 괜히 문턱을 높이지 않고 중생들에게 문호를 열었습니다. 아버지의 가르침 중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조상님께 물려받은 지옥도의 일화였습니다. "이 그림은 전국시대 화가가 실제 전장을 보고 그린 그림이란다. 역대 주지들은 이걸 보여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파하고 다녔지." "무서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