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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괴담 2

기억에 머물다보면 (레딧괴담)

아침이 밝았다. 전구들이 밝게 빛났다. 간이침대 옆의 녹음기가 윙윙거리며 작동을 시작했다.   “좋은 아침이야, 틸리.” 녹음기가 내 목소리로 말했다. “여긴 네 보금자리야, 두려워하지 마.”   비좁아 터진 숙소에 축축한 콘크리트 벽, 쌓아둔 보급 식량 몇 봉을 빼면 살풍경하기 그지없다.  “수 세대에 걸쳐―” 내 목소리가 설명을 시작했다. “―지상이 핵전쟁으로부터 회복하는 동안, 사람들은 지하 보호소로 대피했어. 평생 지하에 사느라 전쟁 이전의 세계를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그리고 기억을 상품처럼 거래하지. 햇살, 데이지 꽃, 북슬북슬한 양들이 뛰노는 초원… 누군가의 기억이 아니고서야 몇 세대 동안 아무도 본 적 없는 것들이야.   우리처럼 가난한 사람들은 필수품을 구하기 위해 행복한 기억들을 팔아야..

미스테리,역사 2025.02.09

누군가의 제페토 (추천 괴담)

"대통령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연구원장은 비서실장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통령 비서실이라는 주요 기관을 책임지기에는 비서실장이라는 남자의 나이가 너무 어렸다. 어제 막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도 믿겨질 뽀송뽀송한 얼굴에, 넓은 어깨와 훤칠한 키를 보니 비서실장 자리를 어떻게 얻은 것인지 뻔했다. 작년에도 젊은 남자 배우를 주말 저녁에 집무실로 불러들였다가 스캔들이 터져 지방선거를 다 말아먹을 뻔 했던 것이 현 대통령이라는 작자였다. "각하, 국립미래산업연구원장 도착했습니다." "어어, 이리로 모셔와." 대통령은 얼마 전에 보톡스를 맞아 다소 부은 얼굴로 반갑게 연구원장을 맞이했다. 저 웃음이 무슨 의미인지 잘 아는 연구원장은 또 귀찮은 일이 생겼다고 속으로 한탄했다. 이번에는 또 어떤 인면수심의 짓을..

미스테리,역사 202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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