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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혹은 뭔가가 (공포썰, 소름)

미스털이 사용자 2025. 1. 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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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금입니다.>

 

 

“살려줘!”

담배를 피워 걸걸한 남성의 공포에 질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는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얼음 욕조에 처박히기라도 한 듯 혈관에 아드레날린이 내달리는 것이 느껴졌다.

“살려줘!”

나는 침낭을 내던지듯 벗었다. 그리고 손전등을 쥔 채 텐트에서 나갔다.

 

목소리는 길이 없는 산중으로 나를 이끌었다. 손전등의 빛은 한밤중의 산 앞에서 무력했다. 나는 40살 먹은 과체중의 생물학자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을 쥐어짜 가까스로 나무뿌리와 관목 따위에 걸려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살려줘! 살려줘! 살려줘!”

멀지 않은 곳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사방이 고요해졌다. 속도를 늦춘 내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낙엽들을 빼곤.

 

숨을 고르기 위해 몸을 숙였을 때 머리 위편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기척이 느껴졌다. 나는 손전등을 위로 쳐들었다.

“살려줘!”

코앞에서 들려오는 또렷한 목소리에 심장이 멈추는 줄로만 알았다. 갈색 깃털에 포동포동한, 심술궂은 만화영화 속 부엉이처럼 생긴 새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살려줘!”

그것이 끽끽거렸다. 신종 같은 건가? 언뜻 사람 같은 소리로 우는 염소 따위에 대해선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건… 이건 확실히 보이스카우트 애들이 집에 가서까지 자랑할 거리가 될 것 같았다. 사람의 구조 요청을 떠올리게 하는 울음소리의 새라니.

 

“망할.. 새였잖아.”

나는 웃으면서 새의 사진을 찍기 위해 휴대전화를 들이밀었다.

 

새는 눈을 깜빡이더니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그리고 부리를 열었다.

“망할.. 새였잖아.”

그것은 내 목소리를 따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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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털이] 살려달라는 목소리 (레딧 괴담, 소름)

<※ 브금입니다.>“살려줘!”담배를 피워 걸걸한 남성의 공포에 질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는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얼음 욕조에 처박히기라도 한 듯 혈관에 아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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