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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괴담 5

알바할 때 생겼던 일 (충격, 소름)

내가 군대를 막 전역하고, 대학 복학 전까지 호프집에서 일을 하던 무렵의 이야기다. 내가 일을 하던 곳은 대단지 아파트 상가 1층에 자리한 호프집으로, 우리 집에서 약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그다지 큰 술집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해서 작은 것도 아니었다. 테이블이 12개는 되었으니까. 적지 않은 규모에 동네 장사를 하는 집이다보니 때때로 삭아보이는 민짜들이 위조 신분증을 들고 술을 먹으려 드는 경우도 있었다. 그 날도 아주 앳되 보이는, 절대 성인은 아닌 것 같은 민짜 무리가 술을 먹겠다고 들어 앉았다. 주민번호 앞자리 88을 교묘히 커터칼로 긁어내 86으로 만든 것을 캐치하고 퇴짜를 놓자 녀석들은 간간히 욕도 섞어가며 혼잣말을 내뱉고는 가게 문 밖으로 사라졌다. 한 시간하고도 15분쯤 지났을..

미스테리,역사 2023.10.06

과학자, 미래 여행 (한국괴담)

아인슈타인 사후 백년, 인류는 또 하나의 천재를 배출한다. 마이클 오르티즈... 불과 20대 초반의 그가 발표한 이론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그의 양자 터널이론은 빛의 굴절함수를 응용하여 인위적으로 소형블랙홀을 발생시킨다는 것인데, 그야말로 혁신적인 것이었다. 이 엄청난 이론은 과학의 진보를 최소 오백년 앞당겼고, 인류가 나아갈 방향을 명백히 제시했다. 서기 2056년, 미항공우주국(NASA) 내의 지하벙커안... 다섯명의 과학자들이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말도 안됩니다, 오르티즈 박사가 아니면 대체 누가 한단 말이오?" "내 생각은 다르오, 이미 기본적인 틀은 다 짜여진 상태잖소... 그 하나 없다고 해서....." "저도 찬성합니다. 물론 다소 느려지긴 하겠지요, 하지만 어차피 우리 대..

유머, 움짤 2023.10.06

정육점 사람들 (한국괴담, 소름)

“소, 돼지랑 전혀 다를 게 없어. 그냥 다 똑같은 고깃덩이야.” 언제나처럼 중얼거리며 정형칼을 집어 들었다. 눈앞에 놓인 것은 소도, 돼지도 아닌 죽은 사람의 시체. 하지만 내가 시체 앞에 선 것은 장례라든가 그 비슷한 것을 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칼을 시체에 가져다 대었다. 조심스레 가죽을 벗겨낸 뒤, 뼈를 발라내고 부위별로 손질해서 정리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 형태가 고스란히 다 남아있으니 여간 찜찜한 것이 아니었다. 그 찜찜함을 지우기 위해 독한 술을 한 모금 삼킨다. 고기 손질 중에 술은 절대 금기지만, 이마저도 없으면 도저히 해나가기 힘들기에 어쩔 수 없다. 약간의 술기운에 의지한 채 고기손질 작업이 계속되었다. 시간이 지나 원래 형태가 망가지고 예쁘게 토막 난 고깃덩..

미스테리,역사 2023.10.05

뒷산의 독채 (일본괴담, 무서운 썰)

중학교 1학년 설날 방학. 할머니 댁에 친척들이 모이는 날이 있어요. 어른들은 대낮부터 술을 마시고 시끌벅적했는데, 저와 세 살 위의 하토코(형)은 게임도 아무것도 없는 이 집이 지루하기만 했습니다. 형과 저는 거실에서 있는 삼촌에게 물었습니다. "뭐 재미있는 일 없어요?" 그러자 삼촌은 아 하고 말한 뒤, "뒤에 산 있지? 독채 있으니까 갔다와봐. 그리고 거기 사람에게 안부좀 전해줘" 라고만 말하고 방석에 누운 후 바로 코를 골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궁금한데? 싶어서 '밖에 놀다 올게.'라고만 말하고 저와 형은 그 독채로 가기로 했습니다. 10분정도 걸어서 독채에 도착했어요. 하지만 독채는 인기척이 없다고나 할까, 분명히 빈집입니다. "이런 데 사람이 있다고?" 제가 이렇게 말하자, 형은 "삼촌이 안부..

미스테리,역사 2023.09.19

레딧괴담) 짧막한 10가지 이야기들 (소름주의)

1. 천사상 몇년 전에, 한 부모가 휴식이 필요해서 밤 나들이를 나가기로 했다. 가장 믿음직한 베이비시터를 불렀는데, 베이비시터가 도착했을 때 두 아이는 이미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그래서 베이비시터는 자리를 잡고 아이들한테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있었다. 그날 밤, 베이비시터는 지루해져서 티비를 보러 갔는데, 아래층에는 케이블이 안나와서(아이들이 쓸데없는 방송을 너무 많이 보지 않도록) 볼 수가 없엇다. 그래서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안방에서 티비를 봐도 되겠냐고 물었다. 당연히 부모는 알았다고 했지만, 베이비시터는 한개 더 요청이 있었다... 안방 창문 밖의 천사상이 무서운데 그걸 담요같은 걸로 덮으면 안되겠냐고. 전화 상에 잠시 침묵이 흘렀고, 전화를 하던 아빠는 말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미스테리,역사 2023.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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