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설날 방학.
할머니 댁에
친척들이 모이는 날이 있어요.
어른들은 대낮부터
술을 마시고 시끌벅적했는데,
저와 세 살 위의 하토코(형)은
게임도 아무것도 없는 이 집이
지루하기만 했습니다.
형과 저는
거실에서 있는
삼촌에게 물었습니다.
"뭐 재미있는 일 없어요?"
그러자 삼촌은 아 하고 말한 뒤,
"뒤에 산 있지?
독채 있으니까 갔다와봐.
그리고 거기 사람에게 안부좀 전해줘"
라고만 말하고
방석에 누운 후
바로 코를 골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궁금한데? 싶어서
'밖에 놀다 올게.'라고만 말하고
저와 형은 그 독채로 가기로 했습니다.
10분정도 걸어서 독채에 도착했어요.
하지만 독채는
인기척이 없다고나 할까,
분명히 빈집입니다.
"이런 데 사람이 있다고?"
제가 이렇게 말하자,
형은
"삼촌이 안부 전해 달라고
했던 사람이 있겠지."
라고 말했고, 집의 초인종을 누르자,
"잠깐만요."
라고 답한 뒤 한참 있다가
"어서 오세요."
라고 큰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삼촌이 미리 연락을 해주셨다고
말씀을 드리고
저희는 집으로 올라갔습니다.
안은 깨끗했습니다만,
인기척은 없었습니다.
"실례하겠습니다."
하면서 방에 들어갔지만 역시 반응은 없습니다.
맹장지(위 사진과 같은 문)를 열자
그곳에는 사람 대신
불단과 일기장 한 권이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형은 일기장을 펼쳤고
저도 그걸 들여다봤어요.
1월 14일,
내 아들은 살아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저걸 할 수밖에 없어.
1월 15일,
OO(아들의 이름으로 생각됨)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아들 옆에 인형을 놓고
OO의 두 다리를 절단했다.
첫 단계는 성공.
1월 16일
OO의 팔을 잘라낸다.
제2단계는 성공
1월 17일
OO의 심장에
칼질을 하다.
해냈어! 해냈어!
옮겼어! 옮겼어!
인형에게 아들의 영혼이 옮겼어‼︎
이거...
여기서 일기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부터
글자 대신 시뻘건 피만 가득했어요.
저도 형도
완전 경직돼 있었어요.
그 순간,
"달 새벽은 거칠고 거칠고~♪"
민요 같은 노래였고,
그 목소리는 아까 초인종을 눌렀을 때
들려왔던 목소리였습니다.
그 노래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순간 거실 문 앞에
(아까까지 없었던)
일본 인형이 툭 놓여 있었습니다.
인형의 얼굴은 꽤 금이 가고,
입 부분은 씨익 하고
기분 나쁘게 웃고 있었습니다.
'달새벽은 거칠고 거칠고~♪'
계속 노래를 부르며
인형은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으아악!" 고함을 지르며
들고 있던 피투성이 일기를
인형에게 던졌습니다.
그리고 형이
근처에 있던 의자로
유리창을 깨트리고,
"도망가자!"
라고 말하고
저와 형은 엄청난 속도로
집까지 달려왔습니다.
형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삼촌한테 가서
"삼촌!
아까 왜 이상한 얘기했어요?
그 독채에서 큰일날 뻔 했잖아요!"
하고 삼촌에게 따지지만
삼촌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무슨 소리야?"
라고 했습니다.
삼촌은 계속 할아버지와
술을 마셨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삼촌한테
독채 얘기 들었을 때
삼촌 얼굴을
한 번도 못 본 채
얘기했었습니다.
http://mrlee.co.kr/pc/view/story/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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