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가 있었다.
그 소녀는 다른 아이들처럼 웃는 얼굴을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아이라곤 소녀밖에 없는 그녀의 부모는 그것이 늘 걱정이었다.
하루는 셋이 번화가로 쇼핑을 나갔다.
그런데 소녀가 인형 가게 앞에서 꺄르르 웃는 것이 아닌가.
소녀의 부모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소녀가 좋아하는 인형을 사주기로 마음 먹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뭘 사줄까?"
엄마가 물었다.
소녀는 맨 구석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인형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것은 삐에로 인형이었다.
그러나 무슨 까닭인지 주인은 삐에로 인형을 팔지 않겠다고 했다.
소녀의 부모는 양보할 수 없었다.
소녀를 위해 삐에로 인형을 꼭 사야만 한다고 주인에게 매달렸다.
사야 한다, 못 판다, 실랑이를 벌인 지 한 시간.
주인은 할 수 없이 높은 가격을 받고 승낙하며 한 가지 조건을 달았다.
"절대 삐에로 인형과 단 둘이 있으면 안 됩니다."
소녀의 부모는 고개를 끄덕이고 즐거운 기분으로 가게를 나섰다.
이후 소녀는 삐에로 인형을 본 뒤로 다른 아이들처럼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그러던 어느 날, 평온하던 집안에 급보가 날아왔다.
소녀의 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것이다.
엄마는 정신 없이 병원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아빠는 중상이 아니었다.
일 주일만 입원 치료하면 완쾌될 것이라고 의사가 말했다.
한 시름 놓은 엄마는 응급실 문을 나서는 순간, 잊고 있던 사실이 떠올랐다.
지금 집에는 딸과 삐에로 인형 단 둘이 있지 않은가?!
엄마는 택시를 잡아 타고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왔다.
방문을 연 소녀의 엄마는 그만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삐에로 인형의 입에는 빨간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
입술을 실룩이며 삐에로 인형이 하는 말.
"또 단 둘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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