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금입니다.>
오늘 주류 판매점으로 가보세요. 어느 곳이든 상관없어요.
통로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요. 카운터로 바로 향하세요. 카운터 뒤엔 여러 종류의 파인트나 1/2 파인트 사이즈의 술병들이 놓여있을거에요.
보드카나 럼 그런것들 말이죠. 거기서 위스키를 찾으세요.
가장 저렴한 파인트로 한 병 고르세요. 계산하세요. 주머니에 넣으세요. 떠나세요.
영화관을 찾으세요.
다음에 상영하는 영화표을 사세요. 뭘 상영하든지 상관없어요.
불이 꺼지면, 위스키를 병째로 마시세요. 섞어 드시지 마세요. 딴거 드시지 마세요.
첫 몇 모금은 괴로울거에요. 그러다 입 속 감각이 무뎌지고, 타들어가던 목안은 잠잠해지고, 속은 더 이상 불평하지 않을거에요.
최대한 할 수 있을만큼 들이키세요.
벌컥벌컥 들이키지 마세요. 조금씩 마셔요. 그렇지 않으면, 병이 날테니까요.
곧 알코올이 잠식하기 시작할거에요. 이 말은 당신이 점점 대화를 쫓아가고, 등장인물들을 알아보고, 줄거리의 중요한 부분을 잇는걸 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에요.
이렇게 되가는걸 멈추려 하지 마세요. 이겨낼 수 없을거에요. 곧 알게 되겠지만, 이게 당신이 처음에 극장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이유에요.
영화는 단절된 이미지들, 이상한 소리, 그리고 아무런 의미도 담기지 않는 단어들의 연속된 집합체로 빠르게 어그러져 갈거에요.
당신은 더 이상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바라보는데 지쳐, 대신 당신 주변에 있는 어둠속에 묻힌 사람들의 얼굴들을 바라보기 시작할거에요.
사람들은 당신을 알아차리지 못할거에요. 마치 당신이 존재하지도 않는것처럼요.
이게 느껴진다면, 자신에게 되뇌이세요.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이런 기분일거야.
이런 기분일거야.
늙고 혼자가 되는 기분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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