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역사

가까이서 보면 비극 (레딧 괴담)

미스털이 사용자 2025. 3. 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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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금입니다.>

 

 

3, 그녀는 침대에서 뛰어내렸다.

 

7, 그녀는 안전벨트를 풀었다.

 

12, 그녀는 친구 집에 자러 갔다.

 

17, 그녀는 운전면허증을 땄다.

 

26, 그녀는 결혼 제안을 받아들였다.

 

30, 그녀는 산고를 겪었다. (※ 산고 : 아이를 낳을 때 고통)

 

39, 그녀는 자신의 마지막 삼십 대를 축하했다.

 

46, 그녀는 관계를 끝맺음하는 서류에 사인했다.

 

55, 그의 주변에는 자신이 걸린 병에 관해 이야기할 사람이 없었다.

 

61, 그녀는 병이 낫는 것을 축하하러 밤에 외출했다.

 

22, 그녀는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았다.

 

87, 그녀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둘러싸인 채 웃었다.

 

비극이 닥치기 전의 모든 순간이란 그렇다. 찰나의 지루함이나 즐거움을 누군가는 예상했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아닐 수도 있다. 

 

내가 보아온 순간 속에서, 부모님의 침대에서 뛰어내린 소녀는 식물인간이 되었다. 신이 난 채 처음으로 친구 집에 자러 간 소녀는 알지 못하던 땅콩 알레르기에 대해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밀물 무렵 바닷가에서 이루어진 프로포즈는 한 젊은 여인의 결혼 생활을 앗아갔다. 진절머리 나는 그이와 갈라선 여자의 앞에서 남편은 순순히 그 선택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날뛰었다. 품위도 평정심도 모조리 잃어버린 채로.

 

남자는 말기의 불치병을 선고받았다. 여자가 맞이한 40번째의 생일은 심장마비로 끝났다.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던 소녀는 한결 나아진 표정으로 스스로의 관자놀이에 총을 겨누었다.

 

일견 악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순간들이야말로 그런 삶의 가장 큰 비극이 닥치기 직전이다. 나는 그것들을 지켜본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대들을 이 영역에서 다음 영역으로 이끄는 것이 나의 의무이니.

 

내가 할 수밖에 없는 일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진심으로.

 

왜냐고? 바로 이 순간, 그들은 이야기의 마지막 대목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지루해하고, 누군가는 즐거워하면서. 누군가는 그 끝을 예상하고, 누군가는 아닌 채로.

 

이 글의 마지막 문장을 읽는 그들은 스스로의 마지막에 대해 알지 못한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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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털이] 비극은 다양하다. (레딧 괴담)

<※ 브금입니다.>3살, 그녀는 침대에서 뛰어내렸다. 7살, 그녀는 안전벨트를 풀었다. 12살, 그녀는 친구 집에 자러 갔다. 17살, 그녀는 운전면허증을 땄다. 26살, 그녀는 결혼 제안을 받아들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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