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두메 산골에 공부 잘하는 여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은 매일 밤 11시까지 혼자 교실에서 자습을 하다가 11시 30분 막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곤 했다. 그러던 어느 그믐날 밤이었다. 갑자기 달이 사라지고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거세지더니 어느새 장대 같은 비로 바뀌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어찌 된 일인지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았다. 이윽고 자정이 조금 지나자 버스가 도착했다. 그녀는 그 버스를 탔다. 그런데 다른 날 같으면 그 시간에는 거의 승객이 없는데 그날은 유독 사람들이 여기저기 앉아 있었다.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승객과 승무원의 모습도 전과 달라 보였다. 그들은 정상인의 눈빛이 아니었다. 버스 안은 매우 조용했다. 아니 너무 조용하여 을씨년스러울 정도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