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금입니다.>
여의도의 한 아파트에 사는 최대리는 늘 마포대교로 출퇴근했다.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그날도 최대리는 만리동 고개를 넘어 마포대교 입구로 들어섰다. 거래처 사람들과 마신 술이 얼큰하게 올라왔다. 그런 상태에서 운전을 한 게 문제였다.
시간은 새벽 1시를 넘어 다리 위는 한산했다. 최대리는 엑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순간 차가 빗길에 쭈욱 미끄러지면서 앞차의 옆구리를 들이받아 버리는 것이었다. 백발의 노인이 운전하던 앞차는 다리 난간을 부수면서 한강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당황한 최대리는 사방을 훑어보고는 그대로 뺑소니쳐 버렸다.
이튿날 최대리는 신문을 통해 그 차의 백발 신사가 모 대학교수라는 사실을 알았다. 보도는 한강으로 추락한 뒤 동승한 부인의 시신은 건졌으나 교수의 시신은 찾지 못했다고 했다.
사고 다음 날부터 최대리는 양화대교를 이용하여 출퇴근하면서 악몽 같은 밤을 조금씩 잊기 시작했다.
그 후 1년이 지났다. 장맛비가 부슬부슬 뿌리는 여름 밤, 낚시광인 최대리는 강변에 텐트를 치고 우의를 입은 채 낚시를 하고 있었다. 두어 시간 동안 입질조차 없었던 찌가 갑자기 쑥 들어갔다. 경험 많은 최대리의 온몸을 짜릿한 흥분이 달려갔다. 손에 묵직한 진동이 왔다. 그런데 고기가 얼마나 큰지 최대리를 그만 물 속으로 첨벙 빠져 버렸다.
한참 씨름 끝에 팽팽하던 낚싯줄에 갑자기 긴장이 풀리면서 고기가 쑤욱 딸려 왔다. 드디어 고기가 수면 가까이 부상했다. 순간 최대리는 손에서 낚싯대를 놓고 말았다. 수면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고기가 아니라 머리부터 거꾸로 딸려온, 눈을 치켜 뜬 백발의 노인이었다. 그날은 바로 1년 전에 그가 뺑소니 사고를 낸 날이었다.
이튿날 최대리는 텐트와 장비를 그대로 남겨 둔 채 실종되고 말았다. 익사로 추정한 경찰은 잠수부를 동원하여 수색했지만, 최대리의 흔적은 영영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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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털이] 깊은 밤 한강에선 (공포썰, 괴담)
<※ 브금입니다.>여의도의 한 아파트에 사는 최대리는 늘 마포대교로 출퇴근했다.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그날도 최대리는 만리동 고개를 넘어 마포대교 입구로 들어섰다.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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