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마포구에 P라는 부유한 사업가가 있었다. 그는 초등학교를 간신히 마친 어린 나이로 점원 생활을 시작해서 현재의 위치에 이른 사람이었다. 따라서 그 동안 겪은 고생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자수성가한 사람이 대개 그러하듯 P도 소문난 구두쇠였으나, 뜻있는 일을 하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평소에 배우지 못한 게 한이 된 그는 상당한 개인 재산을 털어 학교를 짓기로 결심했다. 그는 매일 공사장에 나가 살다시피 하면서 작업을 독려한 결과,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런데 골조 공사가 끝나고 학교의 형체가 어느 정도 드러날 즈음에 사고가 일어났다. 4층 구석진 곳에서 인부의 시체가 발견된 것이다. 시체는 아무런 외상도 없이 말끔했다. 도무지 사인을 짐작할 수조차 없었다. 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