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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대두되는 사회문제 "기민 세대"

미스털이 사용자 2023. 8. 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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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 세대는 90년대 중반 일본 거품경제의 붕괴 이후부터 2000년대 중반(넓게 보면 2000년대 후반 대침체 직후 시기)까지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던 세대를 의미하고 있음.

 

이 시기에는 거품경제 붕괴의 후유증으로 기본적인 채용자 수도 줄어들었거니와 일본 특유의 종신고용 체계가 붕괴되었는데, 이로 인해 정규직으로 취업하지 못하고 비정규직만을 전전하거나 정규직으로 겨우 취직하더라도 해고나 자진퇴사를 하게 된 경우가 많음.

 



원래는 로스트 제너레이션을 그대로 번역한 잃어버린 세대(失われた世代)라는 표현을 썼는데, 2020년 후지타 타카노리가 쓴 동명의 책이 큰 반향을 일으키며 기민 세대(棄民世代)라는 명칭이 정착된 상태임.

 

이 기민이라는 용어 자체는 오리지널 용어는 아니고, 일제 시대 만주에 이주했다가 일제 패망 이후 갈곳 없어진 사람들을 의미하던 말이었는데 이걸 후지타 타카노리가 저서에서 쓰면서 유행하게 된 것.

 

그대로 직역하면 버려진 세대 정도가 되니, 잃어버린 세대보다 좀 더 강렬하고 직설적인 표현임. 말 그대로 정부와 사회에게서 버려진 세대라는 표현임. 이 책에서는 기민 세대를 1971~1984년생으로 분류했음.

 

이들은 결국 취업을 포기하거나 비정규직만을 전전하며 나이가 들어가기 시작했고, 독립할 엄두를 못 내고 부모 집에서 계속 살아가는 사람들이 급증했음.

 

그렇다고 해서 용어처럼 일본 정부가 완전히 대책 없이 방치만 해두고 있지는 않았었는데, 2000년대에는 '정규직이 되지 못하고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2~30대를 대상으로 기업들에게 정규직 전환을 적극 권고'했으나, '적극 권고'에 그쳤고 얼마 안되어 대침체가 닥쳐오는 바람에 흐지부지되었음.

 


2013년에는 장기간 취업하지 못했거나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이들을 위한 취업 지원 서비스를 런칭했고, 2019년에는 구체적으로 '2020년부터 3년간 이들 중 30만명을 뒤늦게라도 정규직으로 취업시키겠다'라고 했으나 이 시기에 이미 초기 기민세대가 40대에 진입한 것도 있고, 2019년 시점에서는 이미 초기 기민세대가 50대를 목전에 둔 시기였던지라 이에 응한 기업들이 대부분 단순노동 위주의 기업 또는 택시나 버스 회사등의 운수업 위주라는 명백한 한계가 존재했고, 2020년에는 코로나가 닥쳐와 이들조차 채용을 동결하는 등의 악재가 터져왔음.

 

올해 2월에는 이들을 다룬 한 뉴스가 일본 내에서 화제가 된 적 있었음.

 


https://news.yahoo.co.jp/articles/da731df4a7c490e3667028857a1ca4d10a2faf58

 

이 기사에 따르면, 일본의 비정규직 종사 대졸 남성의 월 중위소득은 세전 24만 5천엔으로, 세금을 떼면 17만엔이 된다고 함.

 

평생 비정규직으로만 일해온 기민 세대라면, 후생연금은 커녕 국민연금조차 제대로 지불하기 힘든 수준의 임금 수준으로 인해 만 65세 이후 받는 연금 수급액이 월 5~6만엔에 불과하며, 당연하지만 이 돈으로는 생계 유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들은 생활보호대상자(한국의 기초생활수급자에 해당)로 전락하거나 정년 이후에도 계속해서 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음.

 



이 세대가 노년 세대로 진입하면서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들을 일본에서는 '2040년 문제'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음. 물론 이거는 조금 더 포괄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는 함(이들이 노인세대로 접어듬에 따른 노동력의 급감과 사회보장비용의 급증, 버블경제 시절 지어진 인프라들이 50년이 넘어 본격적으로 노후화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인구 감소로 인해 이를 개선할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는 지자체의 탄생 등)

 


취업 빙하기 세대의 한복판인데, 내가 속한 세대가 확실히 버려진(기민) 세대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음.

 

윗세대들은 거의 모든 것에 있어서 이 세대를 버리고, 제물로 바쳐 도망쳐버렸음. 나는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지만 30년 가까이 일해오며 받고 있는 월급을 신입사원이 몇년만에 달성해버린 이야기를 들으면 역시 버려진 인간이구나 싶음.

 

이런 얘기를 하면 꼭 자기책임론을 들고 나오는 사람이 있는데, 당장 곤경에 처해 허덕이는 사람들한테 '나는 노력해서 행복하게 사는데, 곤경에 처했다는건 노력하지 않아서 그런 거임'이라고 말하는건 도대체 무슨 개소리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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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이야기를 듣고 보니 비슷한 느낌의 세대가 한국에도 존재하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임. 바로 한국의 80년대 중반~90년대 중후반 세대임.

 


이미 2017년에 이들을 '한국판 로스트 제너레이션'이라 칭하는 기사가 등장했을 정도.

 

일본의 기민 세대와 한국의 80년대 중반~90년대 중후반생을 비교해보면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음.

 

1. 10~20대 시절에 국가 최고의 전성기를 보냄

2. 대졸자 중심으로 구직난을 겪고 있는 중.

3. 취업 시기 닥쳐온 불황과 동시에 채용 트렌드의 변화(일본은 종신고용의 붕괴, 한국은 공채의 폐지)로 이전 세대에 비해 취업 경쟁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으며 이 시기에 눈을 낮춰 취업(이전/이후 세대였다면 대/중견기업에 취직했었을 취준생들이 결국 중견/중소기업에 취직 등)해야 했던 경우도 많음

4. 베이비붐 세대의 자식 세대로 이전/이후 세대에 비해 머릿수가 많음

5. 베이비붐 세대가 대다수 현업에 남아있어 기업들의 신규 채용량이 많지가 않음.

6. 그 이후 세대의 경우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함과 동시에 머릿수 자체가 감소하며 취업이 크게 쉬워짐(일본 한정. 한국의 경우 아직 이 세대가 미성년자들인데, 한국의 경우 이들이 취업할 때쯤에 AI의 본격적인 보급이 시작되어 구인난은 없거나 오히려 구직난이 계속될 것이란 예측도 있음)

 


실제로 한국에서도 이들과 비슷하게 취업을 하지 못하고 부모의 집에서 계속 살아가는 이 세대 사람들이 서울에서만 1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서울시 조사 결과 나타난 상태임(서울에서만 13만명이니, 여타 지역까지 합하면...)


물론 양국의 사회가 약간씩 다른지라 약간의 차이는 있을 것이라 전망됨. 대표적으로 한국의 경우에는 일본보다 베이비붐 세대가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며(일본은 1949년부터 일찍이 산아제한을 시작했기 때문에 베이비붐이 1947년~1949년의 3년으로 끝났으나 한국은 본격적인 산아제한정책이 1970년대에 와서야 시작되어 베이비붐 세대가 1955~1974년생의 20년으로 매우 길게 형성되어있음), 일본 같이 거품경제라고 할만한게 없었기 때문에 이전 세대의 채용이 일본만큼 널럴하진 못했으며, 베이비붐 세대의 자산수준이 일본의 그것보다는 상대적으로 낮고, 신졸채용 문화로써 졸업 후 바로 취직하지 못하면 취업 난이도가 높아지는 일본(물론 최근에는 구인난이 심해져 이공계 한정으로는 졸업 후 1~2년 정도는 신졸에 준하여 받아주는 곳이 많아졌다고는 함)과는 다르게 고시문화의 영향 때문인지 취업 연령 자체가 상당히 늦은 한국의 경우 끝부분에 걸친 90년대 중후반생의 경우에는 뒤늦게나마 취업이 쉬워지는 효과를 볼 가능성도 존재하기는 함.

 





물론 코로나가 끝난 2022년 이후로는 중소기업 위주로 구인난을 겪는다는 보도도 여럿 나왔지만, 이들의 경우 대부분 지방 소재 중소기업이며, 대부분이 단순 생산직 위주로써 여전히 이들 입장에선 구인난을 체감하기가 어려운 상태임.



 

http://mrlee.co.kr/pc/view/ecopol/326? 

 

[미스털이] 현재 일본에 나타나는 사회문제, "기민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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