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갤은 정말 가끔 오는 곳인데
진짜 너무 답답해서 글이나 적어볼까해서 왔습니다
참고로 저는 영적으로 민감하거나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살면서 무서운일을 겪은거라곤 가위를 눌리며 헛것을 본 게 전부입니다
(이것도 얼마전입니다 그때도 신기해서 괴담갤에 올렸었죠)
평생을 절대 귀신 같은 건 없다고 믿고 살았고
종교도 일 년에 두 번 정도 부모님을 따라서 절에 다니는게 전부입니다
사실 이번 일도 제가 직접적으로 뭔가를 보거나 겪은것도 아니기 때문에
귀신이 없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혹시라는 생각이 저를 따라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글이 상당히 길어질것 같습니다만 한 번 적어보겠습니다
현재 저한테는 동거를 하면서 3년을 만난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저는 결혼에 한 번 실패했고 나이가 꽤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여자친구도 나이가 좀 있습니다
평소에는 저의 이런 과거들을 모두 다 이해해주고
정말 다정다감하고 조용하고 말투도 조곤조곤하고
정말 언제나 같이 있으면 대화도 잘 통하고 언제나 즐거운 여자친구입니다
근데 항상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점들이 몇 개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서로 다투기만 하면 사람이 정말 황당할 정도로 돌변을 한다는 점
욕은 기본이고 벽을 친다든지 새벽중에 비명까지 칩니다
제일 심각한 문제는 본인은 중간중간의 일들을 기억못한다는 것...
거기다 방금전에 했던 말도 기억을 못할때가 있습니다
제가 너무 황당해서 또 기억 못할까봐 그걸 녹음하려 했던 때도 있었는데
녹음기만 켜면 정말 순식간에 사람이 바뀌어서 다시 차분하게 싸웁니다
저는 그냥 화를 못참는 성격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가끔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사람이 달라보일때가 있다는 점
그냥 얼굴 자체가 달라보일때가 있습니다
얼굴만 달라보이면 괜찮은데
혼잣말을 할때도 있고
아무것도 안하면서 혼자 히죽히죽 웃으면서
뭔가 못참겠다는 듯이 비웃음 같은걸 내비칠때도 있습니다
그 비웃음이 얼굴을 씰룩 씰룩거리는 웃음입니다
나오려는 비웃음을 참으려는데 차마 못참고 나오는 듯한 모습이라 가끔 섬뜩할때가 있었습니다
또 다른 이해가 안되는 점은 가끔씩 이해가 안될 정도로 탐욕적으로 변한다는 점
식탐, 성욕, 물욕....
평소에는 안그러다가 정말 가끔씩 말도 안 될 정도로 음식을 먹고
이상할 정도로 사소한 물건들을 계속 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사회생활이 거의 불가능 할 정도의 사회성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제가 스타트업을 시작하면서 여자친구도 같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평소에 저랑 지내는 모습만보고 당연히 괜찮을줄 알았는데
회사 사람들과 너무 못지냅니다
그냥 못지내는 수준이 아니라 정상적이지 않은 수준입니다
군대에서 보이는 관심병사 그 이상입니다
저는 이러한 이상한 점들이
모두 그냥 여자친구가 가진 특이한 점들이라고만 생각했었어요
평소에는 너무나도 착하고 좋은 여자친구이고 저랑은 너무 잘지내고 있었습니다 (다툴 때 제외)
그리고 얼마전 여자친구의 언니분께서 저희 회사 일을 도와주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카이스트를 나오실 정도로 수재였던 분인데
제가 회사를 시작한다니깐 동생과 저를 돕겠다고 온라인으로 가끔씩 일을 봐주고 계시다가
그러다 최근에 일이 좀 많아져서 저희 회사에 본격적으로 출퇴근을 하시게 되신거죠
처음 만난 분도 아니고 저에게 선물 같은 것도 자주 보내주시고 그래서 편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회사에 출근하신 첫 날 제게 따로 와서
제 덕분에 동생이 너무 많이 좋아졌다고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저보고 같이 지내면서 겪어봤겠지만 동생이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말씀해주시더군요...
그러면서 그래도 저랑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가족들이 모두 고마워하고 있다고 해주셨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오히려 여친의 그 이상한 점들은
그냥 정신적인 문제라고만 생각하면서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제가 잘 돌봐주고 기회가 될 때 같이 치료를 받으면 된다고만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여자친구가 언니를 정말 이상하리만치 싫어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회사에서 다른 직원들이 다들 보는 앞에서
언니에게 소리를 치고 저주를 퍼붓는 모습을 보인 적도 있었습니다
정말 그날은 회사 직원들 다들 내보내고 수습하느랴 죽는줄 알았죠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여자친구에게 더 이상 회사에 나오면 안되겠다고 말했고
그 일로 지난주 토요일 저랑 여자친구는 또 엄청나게 싸우게 됐습니다
역시나 물건들을 내던지고 비명을 질렀고 이번에는 자살소동까지 벌였습니다
그렇게 여자친구는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집에 들어와서는
테라스에 나가 새벽3시까지 혼자 담요만 덮은채 가만히 앉아만 있었습니다
지난 주말 새벽은 상당히 추웠기 때문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어서 제가 다시 방으로 들어오게 하긴 했지만
그 행동도 결코 정상적이지는 않아보였습니다
오늘 회사에 출근을 했는데 진짜 더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자친구 언니에게 잠시 대화 좀 하자고 말씀드리고 근처 커피숍에서 둘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도와주러 오셨다가 일이 이렇게 돼서 너무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언니께서는 조용히 이야기만 듣고 계시다가 아무말도 안하시면서 너무 오랜 시간 생각을 하시더니
저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서 놀라지 말라고 답하셨습니다
언니께서는 저와는 다르게 독실하신 기독교 신자이신데
처음에는 집안에서 언니만 유일하게 교회를 다니고 있었다고 합니다
제 여자친구는 언제나 조용하고 말 잘 듣는 너무나도 착한 동생이었고
동생과는 단 한 번도 싸운적 없이 잘 지냈었다고 합니다
근데 언제부터인가 분노조절장애 환자 마냥
집에서 조금만 마음에 안드는게 있으면
욕을 하고 소리를 치는 모습을 보였답니다
가족을 향해 살해협박도 하고 물건들을 다 깨부시며
전형적인 정신병환자의 모습을 보였다고 했습니다
평소에는 너무나도 조용하고 착한 동생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더욱 충격이었다고 했습니다
저에게 보였던 모습이랑 너무 똑같았습니다
병원에 데려가려해도 엄청난 반항에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기분만 거슬리지 않으면 평소에는 잘 지냈기 때문에
괜찮아지겠지하고 지켜보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하루
언니께서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동생이
엄마에게 살해협박을 하듯 욕을 하며 난리를 치고 있었다고 합니다
언니는 다급한 마음에 뛰어가서 동생의 양손을 잡고
동생을 구하고 싶은 마음으로 울면서 기도문을 외쳤다고 합니다
가족들이 다 같이 보는 앞에서 혼자서 동생손을 맞잡고
동생이 차분해지기만을 바란 마음으로 기도문만 몇분을 외쳤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언니께서 했던 말씀은 정말 제 귀를 의심하게 했습니다....
모든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제 여자친구의 양눈이 윗쪽 방향으로 찢어지고
뱀처럼 혀가 낼름거리기 시작하며 괴물같은 목소리를 내며
언니에게 쌍욕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언니는 너무 놀라서 기도문을 멈추고 입만 벌리고 쳐다보고 있었는데
옆에서 엄마가 핸드폰을 꺼내서 동영상을 찍으려고 하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 모든걸 온 가족이 지켜봤다고 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았고
언니께서는 바로 집사님께 연락을 드려
동생을 봐달라고 부탁을 드렸다고 했습니다
집사님께서 오셔서 기도를 외우기 시작했을때는
아까와는 다른 목소리로 욕을 했고
그 목소리를 또 다시 가족들이 전부 들었다고 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그 길로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셨고
온 가족이 동생을 치료하기 위해 매달렸었다고 합니다
(여친이 저에게 과거 교회에서 영적인 경험을 한적이 있다고 말한적은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싫어한다고 말했었죠...
저는 기본적으로 불교신자고 기독교를 싫어하는 사람이라
교회 싫다는 말에 항상 동조를 해줬었습니다...
귀신은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 경험도 착가일거라고 말했었고요)
하지만 치료에는 성공하지 못했고
동생은 그 이후로 가족들을 싫어하게 됐고
따로 혼자 나와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몇년이 지났고
그냥 놔두면 상태는 점점 더 안좋아질거라는걸 알면서도
가족들은 사실상 자포자기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동생을 계속 만나려면
각오를 하는게 좋을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에게 교회를 나와라 혹은
귀신은 존재한다는 식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그건 그냥 경고였습니다...
자신의 동생을 계속 만나기 위해서는
가족들도 실패한 치료를
저보고 견뎌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했습니다
동생이 저랑 있으면 괜찮은줄 알고
저에게 너무 고마운 마음에
저의 회사까지 와서 일을 직접 도와주고 있었지만
일이 이렇게까지 된 상황에서
앞으로도 계속 동생을 만날거라면 각오를 하고 있으라는 말이었습니다
이게 어제 낮에 있었던 대화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제일 황당했던건 저의 반응이었습니다
그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왠지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처럼 들렸거든요
최소한 제가 겪었던 일들과 이상한 상황들이
오히려 한번에 맞춰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귀신병 악령 성령 빙의 조현병 해리증후군
정말 모든걸 다 찾아봤습니다
해리증후군 같다는 생각도 들다가도
여자친구가 저에게 보이는 이상한 모습들이
귀신병과 증세가 너무 닮아있다는 점에서 계속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제가 갖고 있는 종교 관련 물건들을 유난히 싫어하는 모습이라든지
정말 가끔 이해안되는 악취가 날때라든지
비정상적으로 잠을 많이 자는 모습이라든지
가끔식 달라보이는 얼굴이라든지
단순 해리증후군으로 설명 안되는 부분들까지
전부 떠올라서 저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정말 평생을 귀신이 없다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직접 본 건 아니지만 친언니가 저에게 전해준 증언과
저를 이상하리만치 챙겨주시던 분께서
제가 겪을 걸 듣자마자
갑자기 계속 만날거면 각오를 하고 있으라고 말하시는 것까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귀신병이라든지 빙의라는게 정말 존재하는 걸까요?
저는 이번주에 부모님께서 다니는 절에 다녀올 생각입니다
가서 스님께 꼭 한 번 물어볼 예정입니다
그리고 스님께서 해주시는 조언을 따라볼 생각입니다
마음속이 복잡하네요
하소연 같은 글이었습니다
정말 긴 글이었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mrlee.co.kr/pc/view/story/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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