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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137

그녀는 행복이 담긴 유리병을 팔았다.

포스터의 문구는 “행복! 유리병에 담아 판매합니다! 오늘 내로 연락주세요!”였다. 아래엔 전화번호가 있었다. 하루의 고된 일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오래된 전봇대에 붙은 종이가 눈에 띄었다. 재밌을 것 같아서 사진을 찍었다. 집에 가서 아내에게 보여줄 예정이었지만, 집안일이 바빠서 잊고 말았다. 저녁 짓기, 설거지, 빨래, 딸아이 간식 싸놓기, 재우기, 거실에 어질러놓은 장난감 치우기. 매일 밤 똑같은 일상이었다. 다음날 일어났는데 아내와 등을 돌리고 누워있었다. 직업상 아내보다 항상 일찍 깨어나야 해서 조용히 준비를 마치고 문 밖을 나섰다. 직장에서, 최근 회사 지출 내역을 갱신하고 있었다. 보통 내가 하는 일이 비슷하다. 하루에 아홉 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서 표에 숫자 몇 개를 입력하는 것으로 돈을..

미스테리,역사 2023.03.26

괴담썰) 사람이 열리는 나무

서울에서 찻길로 네 시간. 강원의 산골마을을 찾아 취재를 떠났다. "수령 천 년? 그런 향나무는 경기 인근에도 수두룩하지 않아요? 굳이 강원도까지 취재를 갈 필요가 있어요?" 아까부터 한참을 스마트 폰만 끼적이던 후배 지연이 조수석에서 투덜거렸다. 푸념을 늘어놓고 싶은 건 오히려 나다. 짐꾼으로도 써먹지 못 할 신참내기 여후배 꼴랑 하나 껴주고, 망할 놈의 향나무 사진이나 찍어오라니. 차라리 혼자 보낸다면 그 쪽이 더 편할 것을. 편집장이 원망 스럽기만 했다. 그래도 까라면 까야지…. 다만 무슨 일이 있어도 당일치기로 승부하자. 아니면, 내가 속이 타서 말라 죽으리라. "네? 선배. 뭐하러 우리 강원도까지 가야되요?" 뭘 왜 가긴 왜 처가냐. 편집장이 가라면 가고 죽으라면 죽고 그렇게 회사생활 하는 거야..

미스테리,역사 2023.03.24

[짧은 소름썰] 전쟁이 끝난 뒤..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귀향 전야, 젊은 병사는 집으로 전화를 했다. 「엄마, 나 내일 돌아가는데, 다른 곳에 갈 곳이 없는 친구를 데리고 돌아가고 싶어. 우리 집에서 같이 살면 안 될까?」 아들의 귀환 보고에 너무나 기뻐한 부모님은, 물론! 하면서 울며 대답했다. 그러자 아들은 다시 물었다. 「그렇지만 하나 말해둬야 할 게 있어. 그 친구는 지뢰를 밟아서 팔 다리를 잃었어. 그래도 괜찮아?」 그 대사에 부모님은 잠시 침묵한 뒤, 곧 입을 열었다. 「며칠이라면 괜찮지만, 장애인을 돕는 것은 큰일이야. 집에 있는 동안에, 그 친구가 살 수 있는 곳을 같이 찾아보자. 너에게도 우리에게도 자신의 삶이라는게 있는 거잖니. 그 친구를 돌보는데 우리의 삶을 희생할 수는 없지 않겠니」 어렵게 말한 어머니의 대답에 아들..

미스테리,역사 2023.03.17

[2ch 괴담] 자살단지

* 단지 : 주택, 공장, 작물 재배지 따위가 집단을 이루고 있는 일정 구역. ‘지역’, ‘구역’, ‘지구’로 순화. * 이 글에서 나오는 단지는 체험자가 맨션, 우리나라로치면 아파트에 살고 있는 걸로 봐서, 아파트 단지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장문이 되겠지만, 체험담을 적겠습니다. 글 쓰는 것이 서툴기 때문에, 장문이 싫은 분, 서툰 글을 싫어하는 분은 다음글로 넘겨주세요. 그렇지만 보실분은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고등학교 때, 10층 건물과 13층 건물이 있는 아파트 단지에 살았다. 나는 10층 짜리 아파트의 10층에 살고 있었다. 그 단지는 굉장히 유명했는데, "양아치 단지" 라던지 "자살단지" 라는 좋지 않은 별명이 붙어 있었다. 친구가 아는 사람에게 소문을 들었는데, 새벽 3시 쯤 ..

미스테리,역사 2023.03.16

귀신보다 무서운 사람이야기

제가 겪었던 일입니다.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고요, 좀 섬뜩했다라고나 할까... 제가 지금은 자동차 회사에서 설계를 하고 있지만,원래 토목과 출신이고 토목기사생활을 했습니다. 공무쪽으로... 1년 반동안 토목기사 생활을 했는데, 제가 처음 일하던 곳은 함양군 휴천면 문정리 입니다. 태풍 매미로 인해 유실된 다리 복구 공사였습니다. 저곳 굉장한 오지 입니다. 컨테이너 박스 하나 가져다 놓고 현장사무실로 썼었고, 숙소는 현장사무소앞 슈퍼 2층이 제 숙소였습니다. TV수신이 잘 안될만큼 오지구요, 말이 슈퍼지..냉장고에는 유통기한 1주일 지난 우유들도 있고, 새우깡 하나 집어들고 "얼마예요?" 그럼 할머니가... "천원!" '이런..샹' 떡하지 봉지에 500원이라고 적혀있는데... 그럼 할머니는 '꼽냐?' 이표..

카테고리 없음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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