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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어노크 120명 실종사건 (미국 식민지 이주의 고난기)

미스털이 사용자 2021. 9. 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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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2년 콜럼부스가 아메리카를 처음 발견하고 나서, 콜롬부스를 지원했던 스페인은 막대한 부를 취했어요. 약탈과 방화를 거듭해 그곳의 원주민의 삶을 송두리째 뿌리뽑은 결과였죠. 

이를 가만 보고있던 영국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불의에 분노한 게 아니라, 그들의 불의로 얻어낸 성과가 너무 부러웠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영국도 스페인의 온갖 악행을 답습해 아메리카의 자원을 몰래 훔치고 심지어 스페인의 아메리카 무역선을 약탈까지 일삼았어요. 그렇게 스페인은 당하고만 있을 수 없어 영국과 전쟁을 했는데(칼레 해전) 여기서 영국에게 참패를 하고 맙니다.

 

 

영국은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북쪽의 아메리카에 대한 통치권을 쥐게됩니다. 영국은 북아메리카의 무역 뿐 아니라, 그곳에 많은 사람을 이주시켜 식민지를 만드려했습니다. 그래야 더욱 자원을 뽑아내고 그곳에 정착한 이주민에게 막대한 세금까지 거둬들일 수 있었으니까요.

 

영국은 수백명의 사람을 뽑아 보냅니다. 그들이 우여곡절 끝에 정착한 곳은 "로어노크(roanoke) 섬"이었어요.

1585년 처음 이주민을 보냈을 때엔 인근 원주민들이 이들을 말살시켰습니다. 원주민들의 터전을 빼앗은 나쁜놈으로 비춰졌을테니 적대감이 컸고 아까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영국, 스페인의 학살로 인해 원주민의 반감이 어마어마했으니까요.

 

이러한 사정을 알게된 영국은 1587년 2번째 파견을 계획합니다. 이때 영국은 120여명의 건장한 남녀를 보내는 한 편, 주변 원주민 종족들과의 관계를 개선시키도록 노력했습니다. 이런 계획과 노력 덕분인지 로어노크 식민지 건설은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 싶었어요.

 

식민지 건설을 책임지고 있던 "존 화이트"는 성과를 보고할 겸, 120명의 사람들을 위한 식량, 필수품을 갖고오려고 영국으로 건너갑니다. 하지만 그는 3년간 로어노크로 돌아갈 수 없었어요. 당시 "존 화이트"가 타고있던 배의 선장이 영국으로 가는 걸 거부했고 다른 배를 찾아보려했지만 당시 스페인과 영국의 전쟁으로 운행이 금지됐었거든요.

 

그렇게 3년이란 시간이 지난뒤에야 "존 화이트"는 로어노크섬으로 부랴부랴 갔어요. 하지만 로어노크 섬의 마을은 텅텅 비어있었습니다. 당황한 존 화이트 일행은 그곳을 샅샅이 조사했어요. 존 화이트는 마을 사람들에게 강제로 떠나게될 상황이 닥쳤을 때 "몰타 십자가"에 알아볼 수 있는 표시를 새겨달라 부탁했었는데 "몰타 십자가"엔 어떠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어요. 그때 누군가가 소리쳤습니다.

 

- 존화이트 대장님! 이것 좀 보십쇼!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가보니 그곳엔 "크로아토안(CROATOAN)"이라 적힌 문구가 있었습니다. 크로아토안이라면 그들도 익히 알고있던 인근의 섬이었습니다.

 

존화이트는 서둘러 그곳을 가려했지만 뱃사람들과 선장이 날씨가 안좋다는 핑계로 거부를 했어요. 궁금한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어쩔 수 없었던 존화이트는 결국 별다른 수확없이 영국으로 돌아가게됐고 로어노크 식민지 건설은 수포로 돌아가게 됩니다.

 

로어노크 식민지 계획은 실패로 끝났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 것은 텅텅 비었을 당시의 마을의 모습이 굉장히 깨끗했다는 것이었어요. 만약 약탈이나 살인 등, 공격받은 흔적이 있었다면 마을 곳곳이 불에 탄 흔적, 하다못해 핏자국이 있어야하니까요. "크로아토안"이란 문구만 남긴 채 120명의 마을사람들이 사라진 사건은 영국 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 퍼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로어노크 사건에 관심을 갖게되고 연구를 하게되죠.

 

여러 검증 끝에 얻어낸 결론 중, 가장 인정을 받는 건 "융화설"인데요. 로어노크 사건이 발생한지 약 20년 뒤인 1607년, 파우하탄 종족의 원주민들과 제임스타운이라는 식민지 간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이때 파우하탄 원주민이 승리를 거뒀고 제임스타운의 대장인 "존 스미스"가 잡힙니다. 존 스미스가 처형당하기 직전 파우하탄 원주민을 이끄는 족장의 딸 "포카혼타스"가 아버지를 뜯어말려 처형은 면하게되죠.

 

<1995년 디즈니에서 만든 명작 "포카혼타스">

 

파우하탄 족장 - 내가 채서피크 종족(채서픽족)들과 싸움을 한창 벌였을 당시 얻게된 전리품이 있다네. 그 전리품은 자네들 백인이 다루는 기관총, 박격포였는데 이것들 한 번 보겠나?

 

존스미스는 파우하탄 족장의 전리품을 보고 깜짝 놀라죠. 알고보니 채서픽족은 자신들은 로어노크 섬에서 온 백인들의 후손이라고 주장했다는 것이죠. 이 이야기를 존 스미스는 훗날 "대추장 엘리자베스(Big Chief Elizabeth)"에 자세히 서술했습니다.

 

즉, 로어노크에 이주한 120명의 사람들은 그들의 대장이 계속 돌아오지 않자 각자 살길을 찾아 뿔뿔히 흩어졌습니다. 뿔뿔히 흩어져 정착한 곳중의 하나가 채서피크 였고, 그곳의 채서픽족에 동화돼 같이 살게된 것이죠.

 

 

<채서픽족에 융화된 "백인혼혈 인디언", 당시 묘사된 다른 인디언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물론 위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확증이 없는 가설일 뿐 입니다. 하지만 로어노크 섬 이주민들은 그들 스스로 살 길을 모색해 이동했을테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그들의 후손이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시 척박했던 환경 속에서 개척하고 그곳 원주민들과 잘지내려 노력했던 수많은 이주민들에 존경을 표하며 이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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