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골문에서 유래한 글자들 중 사실은 꽤 섬뜩한 뜻을 지닌 것들을 간단하게 소개해보기로 함.
1. 칠 벌(伐)
고대 중국에서 사용된 창인 과(戈)로 사람의 몸을 관통하여 메달아둔 형상을 표현한 글자.
갑골문에서는 주로 적군이나 인신공양에 바쳐지는 인간제물(희생)을 참수했다는 뜻으로 사용됨.
2. 어찌 해(奚)
머리를 땋아 올린 사람이 누군가에게 머리채를 잡힌 형상을 표현한 글자.
본래는 노예나 전쟁포로를 의미했으나 후에 뜻이 바뀐 것으로 추정됨.
3. 백성 민(民)
눈을 열십자 모양의 송곳 혹은 칼날로 찌르는 형상을 표현한 글자.
본래 노예를 뜻하는 것으로, 당시 반항을 막기 위해 노예의 한쪽 눈을 불구로 만들었기 때문임.
이렇게 노예를 애꾸로 만들면 저항하거나 도망치기 어렵게 만들면서도 단순노동을 시키기엔 지장이 없었음.
후대에 뜻이 바뀌면서 피지배층인 백성들 전반을 뜻하게 되었음.
4. 아이 동(童)
위의 백성 민과 비슷하게 노예의 눈을 송곳으로 찌르는 형상을 표현한 글자.
마찬가지로 본래 노예를 뜻했으나 후에 뜻이 바뀌어 어린 아이를 의미하게 되었음.
5. 잠길 침(沈)
소나 사람이 강물에 휩쓸리는 형상을 표현한 글자.
본래 제사에 바쳐진 동물이나 인간제물을 강물에 던져 죽이는 뜻이었음.
상나라가 멸망하고 중국에서 인신공양이 사라지면서 단순히 물에 잠긴다는 의미만 남게 됨.
6. 빠질 함(陷)
사람이 구덩이에 빠지는 형상을 표현한 글자.
위의 침과 비슷하게 제사 때 구덩이에 동물이나 인간제물을 생매장한다는 뜻이었음.
갑골문에서 이에 대한 파생형으로 구덩이에 사람을 넣은 후 절구질을 하는 형상의 글자도 있음.
마찬가지로 상나라가 멸망하고 인신공양의 풍습이 사라지면서 단순히 빠진다는 의미만 남게 됨.
7. 해 세(歲)
도끼(戉)와 걸음(步)을 조합한 형상을 표현한 글자.
전투가 잦았던 고대에 무기를 들고 전쟁터를 전전하며 한 세월을 보내는 전사의 삶을 의미함.
지금은 사라졌지만 사람을 날붙이 등으로 베어 죽인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었음.
8. 토끼 묘(卯)
문이 열린 형상, 또는 굴이 파여있는 형상을 표현한 글자.
지금은 토끼라는 뜻으로 자주 쓰이지만 고대에는 열려있는 모습 그 자체를 의미했음.
때문에 갑골문에서는 짐승이나 인신공양에 쓰이는 인간제물을 반으로 갈라 도살한다는 뜻으로 씌였음.
9. 매울 신(辛)
송곳의 형상을 표현한 글자.
고대 중국에서 이런 송곳은 노예의 몸에 문신을 새겨 표식하는 용도로 씌였음.
때문에 갑골문에서 이 글자가 사람과 함께 쓰이면 주로 노예를 뜻하는 것이 됨.
후대에는 그런 뜻이 사라지고 단순히 고통스러움이나 매운 맛을 표현하는 정도로 단순화됨.
10. 누를 억(抑)
무릎꿇은 사람의 머리를 손으로 짓누르는 형상을 표현한 글자.
이와 비슷하면서도 더 잔인한 글자로는 울(鬱)이 있음.
숲속에서 엎드린 사람 위에 여러 사람이 올라타 짓밟고 린치하는 형상을 묘사한 것인데
아마도 멍석말이마냥 인적 드문 곳에서 사람을 두들겨패는 고대의 어떤 형벌을 뜻하는 것으로 보임.
이 두 글자를 조합하면 오늘날 흔히 쓰이는 "억울"이 됨.
11. 붉을 적(赤)
사람이 불 위에 올라가있는 형상을 표현한 글자.
말 그대로 사람을 불에 태워죽인다는 뜻인데, 그래서 아직도 이 글자의 다른 뜻으로 "멸한다"가 있음.
물론 현대에는 이런 화형의 의미는 희미해지고 붉다라는 정도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
이와 비슷한 글자로는 교(烄)를 들 수 있는데, 사람과 짐승 등의 희생제물을 불로 태워 제사지내는 모습을 묘사한 것임.
12. 죽일 살(杀)
짐승의 목에 칼을 꽂은 형상을 표현한 글자.
나중에는 그 옆에 몽둥이(殳)를 붙여서 살(殺)이라는 글자가 만들어짐.
13. 가질 취(取)
잘린 귀를 손으로 움켜쥐는 형상을 표현한 글자.
고대의 전장에서 죽인 적의 귀를 베어 공로를 인정받고 포상을 받은 것에서 유래했음.
14. 다행 행(幸)
사람의 손을 묶는 수갑과 이를 벽이나 바닥에 고정시키는 사슬의 형상을 표현한 글자.
고대 지배층의 입장에서 사고를 치고 다니는 죄인을 체포했을때의 안도감을 의미했던 것으로 보임.
15. 고을 현(縣)
잘린 사람의 머리를 나무에 메단 형상을 표현한 글자.
본래는 이런 식의 "매달다"라는 의미만 있었지만 후에 고을이라는 의미도 지니게 되었음.
16. 빛 색(色)
두 사람이 나란히 붙어 성관계를 나누는 형상을 표현한 글자.
본래는 꽤나 직설적인 의미의 글자로서 정욕을 나타내기도 했으나 후에 얼굴빛과 색채도 의미하게 되었음.
아마도 성관계를 하면서 두 사람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임.
17. 버릴 기(棄)
죽은 아기를 바구니 등에 담아 버리는 형상을 표현한 글자.
본래 기(弃)라고 쓰였으나 여기에 나무(木)를 더해 지금의 모습이 되었음.
18. 벌일 열(列)
부서진 뼈와 칼을 합친 형상을 표현한 글자.
고대의 장례방식 가운데 시체를 썩도록 방치했다가 나중에 뼛조각을 수습하는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됨.
19. 베풀 시(施)
깃발 앞에 사람의 시체를 매달아놓은 형상을 표현한 글자.
본래 적군의 시체를 내걸어 상대편의 사기를 꺾는데서 유래한 글자로서
이것이 후대에 아군의 용맹을 뽐내거나 드러낸다는 뜻을 거쳐
오늘날의 "베풀다"라는 이타적인 의미로 변모하게 된 것으로 보임.
20. 감출 장(藏)
눈이 찔린 사람이 풀 속에 숨은 형상을 표현한 글자.
앞서 설명했듯이 여기서 말한 눈이 찔린 사람이란 곧 반항을 막기 위해 한쪽 눈이 제거된 노예를 뜻함.
여기에 풀(艹)을 의미하는 글자를 더해 노예가 숨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보임.
참고로 여기서 풀을 빼버리면 착할 장(臧)이 되는데, 이는 애꾸가 되어 저항력이 사라진 노예를 말하는 것임.
즉 착하다는 것은 노예가 주인에게 저항하지 못하듯이 순종적이라는 의미가 됨.
21. 닦을 수(修)
몽둥으로 사람을 때려 피를 내는 형상을 표현한 글자.
본래는 누군가를 다스리다 정도의 의미를 지녔던 글자였으나
후에 스스로의 인품과 도덕 등을 갈고 닦는다는 의미가 생겨났고 지금은 이런 뜻으로 더 많이 쓰이고 있음.
22. 갚을 보(報)
손으로 죄수를 잡아 수갑으로 묶어 둔 형상을 표현한 글자.
본래는 사람에게 죗값을 치르게 하다는 의미를 지녔으나
후대에 무엇인가를 갚는다는 의미로 변모하게 되었음.
23. 첩 첩(妾)
무릎꿇은 여자 위에 송곳이 있는 형상을 표현한 글자.
앞서 언긋했듯이, 송곳(辛)은 노예의 몸에 표식을 새기는데 사용한 고통스런 도구였므로
이 글자의 원초적인 의미는 여자 노예였음.
후대에 이런 여자 노예들을 거느리고 사는 남자들이 생겨나면서 첩이라는 뜻이 생겨난 것으로 보임.
http://mrlee.co.kr/pc/view/mystery/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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