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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56

(소름) 유난히 험난한 산 길

대학 시절, 동아리 친구와 둘이 한밤 중에 드라이브를 한 적이 있었다. 즉흥적으로 인근 도시의 라면집까지 멀리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뱀처럼 구불구불한 산길을 지나오게 되었다. 낮에는 몇번 지나간 적 있던 길이었지만, 밤이 되니 이것이 같은 길인가 싶을 정도로 기분 나쁜 분위기였다. 운전을 하고 있던 것은 나였지만 나는 겁쟁이였기 때문에 운전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친구는 라면집에서 술을 한 잔 걸쳤기 때문에 조수석에 앉아 무책임하게 가벼운 말들을 던져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그 녀석이 목소리를 낮추고 속삭였다. "이 고개에는 말이지, 여러가지 이상한 이야기가 있어."나는 들은 적이 없는 소리였지만 "뭔데, 뭐야? 무슨 이야기야?"라고 물었다간 그 놈이 무서운 이야기를 해서 겁을 줄까 걱정이 됐다...

미스테리,역사 2024.06.29

(소름, 귀신) 아궁이와 물속에서

어렸을 적 이야기다.  과거 나는 청주의 모 동내의 무심천 근처에서 살고 있었다.  때문에 무심천에 놀러가는 일이 많았는데 어느날인가 무심천에 빠진 모양이다.  사실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당시 6살이었던데다가 이틀전 비가 내려 물이 좀 불어있던터라 한참을 떠내려갔었다고 했다.  지나가던 어떤 누나가 구해주었다고 하는데 감사할 일이다.  다행히도 무심천은 물이 좀 많이 불어도 유속이 빠르지 않은 편이었고, 또한 그나마도 많이 줄어든터라 여자가 구할 정도는 되었던 모양이다.  거기에 떨어지면서 정신을 잃은 모양인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아 차라리 물을 덜 먹었고,  물에 떠내려가면서 어디에 부딪히지 않은 모양인지 상처도 없었다.  하여간 그 이후로 자주 꿈을 꾸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새하얀 ..

미스테리,역사 2024.06.25

우연한 새벽 4시 3분 (레딧괴담)

새벽 4시 3분, 난 비명을 지르며 침대에서 깨어났다.꿈이었구나. 꿈 속에선 난 내 지인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괴물에 의해 죽는걸 보았다.그 괴물은 땅딸막한 몸집에, 길고 가느다란 팔을 가지고 있었고 손 끝에는 검의 형태에 더 가까운 손톱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괴물의 가느다란 눈매는 어둠 속에서 붉은 빛으로 반짝이고 있었고, 이빨은 마치 뿔의 형태에 스테이크 칼처럼 날카로왔다.그것은 사람들을 죽이기 앞서 나를 항상 먼저 바라보았다.그러고선 날카로운 손톱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찢어 발기기전 매번 크게 웃어대었다.어떻게 그게 우릴 찾아낸거지?그건 집으로 들어오기 위해 아빠의 목소리를 흉내냈었다.분명 그 괴물은 엄마의 심장을 뜯어내고 나선 자기는 허락없이는 들어올 수 없다며 얘기했었지.꿈은 그 괴물이 키..

미스테리,역사 2024.06.19

망가진 인형 괴담 (공포썰)

어느 작은 마을에 오래된 장난감 가게가 하나 있었다. 주인은 매일 아침 가게를 열고, 먼지를 털어내며 정성스럽게 장난감을 관리했다.그러나 가장 구석진 선반에는 누구도 손대지 않는 낡고 망가진 인형이 있었다.그 인형은 눈 한 쪽이 빠져 있었고, 웃고 있는 입술은 찢겨져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인형에 대해 속삭이곤 했다. "그 인형은 절대 손대지 마.""손대면 저주를 받는다는 소문이 있어."하지만 호기심 많은 소녀 리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어느 날, 리나는 가게에 들러 인형을 조심스럽게 집어 들었다. 그리고 집으로 가져가 세심하게 손질을 했다.인형의 머리를 빗겨주고, 찢어진 부분을 꿰매주었다. 인형은 마치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 듯했다.그날 밤, 리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방 안에 누군가 있는 듯한 ..

미스테리,역사 2024.06.18

(레딧괴담) 늙고 혼자가 되는 건.

오늘 주류 판매점으로 가보세요. 어느 곳이든 상관없어요.통로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요. 카운터로 바로 향하세요. 카운터 뒤엔 여러 종류의 파인트나 1/2 파인트 사이즈의 술병들이 놓여있을거에요.보드카나 럼 그런것들 말이죠. 거기서 위스키를 찾으세요.가장 저렴한 파인트로 한 병 고르세요. 계산하세요. 주머니에 넣으세요. 떠나세요. 영화관을 찾으세요.다음에 상영하는 영화표을 사세요. 뭘 상영하든지 상관없어요.불이 꺼지면, 위스키를 병째로 마시세요. 섞어 드시지 마세요. 딴거 드시지 마세요.첫 몇 모금은 괴로울거에요. 그러다 입 속 감각이 무뎌지고, 타들어가던 목안은 잠잠해지고, 속은 더 이상 불평하지 않을거에요.최대한 할 수 있을만큼 들이키세요.벌컥벌컥 들이키지 마세요. 조금씩 마셔요. 그렇지 않으면, 병..

미스테리,역사 2024.06.12

열차에서 우연히 얘기를 들었다. (공포썰, 괴담)

나는 서울에서 대구로 가는 기차를 탔다. 평일인 데다 자정이 넘은 시각이라지만 기차칸의 승객이 나 하나밖에 없다는 것은 상당히 겪기 힘든 경우였다. 자리를 옮겨 그래도 사람이 좀 많은 칸을 찾아볼까라는 생각도 해 봤지만 이내 그만뒀다. 애도 아니고, 혼자 있는 걸 두려워할 나이는 지났지 않은가.  출발시간까지는 아직 몇 분이 남아 있었다. 역의 매점에서 읽을거리를 사는 걸 까먹었네라고 깨달았지만, 이제 와서 매점까지 다시 다녀오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기에 한숨 자기로 마음먹었다. 좌석에 비스듬히 기댄 채, 외투를 벗어 얼굴 위에 헐렁하게 덮어 놓았다. 하지만 낮에 잠을 좀 자 둔 탓인지 영 잠이 오질 않았다. 몇 분을 그렇게 있다가,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기에 외투를 벗어던지고 차창 밖 구경이라도 하고..

미스테리,역사 2024.06.07

엄마라 부른 귀신 (레딧 괴담)

내 언니 베치와 내가 어렸을 적, 한동안 우리 가족은 꽤 멋진, 오래된 농가에 살았던 적이 있다.그 집의 먼지 쌓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탐험하는 것과,뒷마당의 사과나무를 오르는 것은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였다.하지만 사실 우리가 그 집에서 가장 좋아했던 것은, 바로 유령이었다.우리는 그녀를 '엄마'라고 부르곤 했는데,그 유령은 매우 친절한데다가 우리를 보살펴주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때떄로, 아침에 잠에서 깬 베치와 나는 침대 옆 탁자에서 컵을 발견하곤 했는데,그건 그 전날밤에는 분명 그 자리에 없었던 것이었다. '엄마'가 거기에 놔 둔 것이 분명했다.밤중에 혹시라도 우리가 목이 마를까봐 걱정돼서 그랬던 것이리라고, 우리는 생각했다.그녀가 원하는 것은 그저 우리를 돌봐주는 것이었으니까.그 집에..

미스테리,역사 202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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