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 깨끗했다. 어제 하루 분명 누군가 다녀갔는데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헤어드라이어, 리모컨 등 비품은 놓여진 그대로 모두 가지런했다. 화장대 위 수건조차 반듯하게 접혀 있는 상태. 깔끔하긴 욕실 안도 마찬가지였다. 물기 하나 없이 바짝 말라 있는 바닥에서는 머리카락 한 올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곳에 유난히 앳돼 보이는 여성이 있었다. 빨간 스웨터 안에 입은 셔츠 단추를 옷깃까지 채운 여성은 천장을 향한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유난히 바빴던 하루 일을 마치고 막 집에 들어와 눈을 감고 잠시나마 망중한을 즐기려는 듯, 평온한 얼굴. 하지만 여성의 숨은 멈춰 있었다. 2015년 3월 26일 낮 12시30분. 서울 관악경찰서로 112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봉천동의 한 모텔 208호 객실에서 10대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