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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역사 838

(레딧괴담) 늙고 혼자가 되는 건.

오늘 주류 판매점으로 가보세요. 어느 곳이든 상관없어요.통로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요. 카운터로 바로 향하세요. 카운터 뒤엔 여러 종류의 파인트나 1/2 파인트 사이즈의 술병들이 놓여있을거에요.보드카나 럼 그런것들 말이죠. 거기서 위스키를 찾으세요.가장 저렴한 파인트로 한 병 고르세요. 계산하세요. 주머니에 넣으세요. 떠나세요. 영화관을 찾으세요.다음에 상영하는 영화표을 사세요. 뭘 상영하든지 상관없어요.불이 꺼지면, 위스키를 병째로 마시세요. 섞어 드시지 마세요. 딴거 드시지 마세요.첫 몇 모금은 괴로울거에요. 그러다 입 속 감각이 무뎌지고, 타들어가던 목안은 잠잠해지고, 속은 더 이상 불평하지 않을거에요.최대한 할 수 있을만큼 들이키세요.벌컥벌컥 들이키지 마세요. 조금씩 마셔요. 그렇지 않으면, 병..

미스테리,역사 2024.06.12

유한한 내 딸의 무한한 사진첩 (레딧괴담)

지금 내 기분이 어떤지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일반적인것과는 한참 거리가 멀고, 아마 마침내 미친게 틀림없다내 아내 Bea는 출산 중에 죽었다. 그녀는 우아하고 재미있었으며 지적이고 완고하기도 했다.난 그녀를잃었지만, 그녀는 대신 우리의 딸을 남겨줬다.내 딸 Sam.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진실되고 완벽하게 순수한 내 소중한 아내를 앗아갔다는 이유로 난 Sam을 미워할 수 도 있었다.하지만 그러지 않았다.Bea가 그건걸 원하진 않을 테니까. Bea는 우리의 하나뿐인 자식이 증오로 망쳐지는걸 원치 않았을 거다.이 이야기는 슬픔에 대한 얘기는 아니다. 또한 사랑하는누군가를 영원히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충격에 관한 것도 아니다.이 이야기는 훨씬 더 끔찍한 이야기이다. 내 딸은 활기가 넘쳤고, 늘..

미스테리,역사 2024.06.08

열차에서 우연히 얘기를 들었다. (공포썰, 괴담)

나는 서울에서 대구로 가는 기차를 탔다. 평일인 데다 자정이 넘은 시각이라지만 기차칸의 승객이 나 하나밖에 없다는 것은 상당히 겪기 힘든 경우였다. 자리를 옮겨 그래도 사람이 좀 많은 칸을 찾아볼까라는 생각도 해 봤지만 이내 그만뒀다. 애도 아니고, 혼자 있는 걸 두려워할 나이는 지났지 않은가.  출발시간까지는 아직 몇 분이 남아 있었다. 역의 매점에서 읽을거리를 사는 걸 까먹었네라고 깨달았지만, 이제 와서 매점까지 다시 다녀오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기에 한숨 자기로 마음먹었다. 좌석에 비스듬히 기댄 채, 외투를 벗어 얼굴 위에 헐렁하게 덮어 놓았다. 하지만 낮에 잠을 좀 자 둔 탓인지 영 잠이 오질 않았다. 몇 분을 그렇게 있다가,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기에 외투를 벗어던지고 차창 밖 구경이라도 하고..

미스테리,역사 2024.06.07

(공포, 괴담) 야간 경비원 첫날에

망했다. 완전 망해버렸다. 그들이 나에게 오고 있다, 제기랄 벌써 문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온다. 잘들어, 만약 감옥에서 야간 경비 일을 할 사람을 구하는 전단지나 광고를 보면, 절대! 전화하지 마! 난 일을 시작해 버리는 실수를 저질렀고 이제 내 고용주들은 새로운 감옥 경비원을 구해야 겠지. 난 좆됐으니까! 아무런 경고도, 그 누구도 내가 어떤 일에 고개를 들이미는지 알려주지 않았어. 그래서, 난 모두에게 진실을 말해주는 걸 마지막 일로 삼으려 해. 다른 사람들은 나처럼 끝장나지 않았으면 해.​내가 교사로서 커리어를 마무리 짓고, 새로운 일을 알아보던 아침에 모든 건 시작되었어. 인터넷이 로딩되는 동안 난 야간 경비 일을 하는 구인광고를 보게 되었지. 처음에 그 광고를 보면서 진짜 땡잡았다고 생각했어. ..

미스테리,역사 2024.06.06

(일본괴담) 한 세무원의 탈세 조사

내가 세무서에서 일하던 무렵 있었던 일이다. 90년대 무렵에, 덴엔초후(田園調布)의 어느 집에 세무 조사 를 나갔다. 그러자 현관에서 부인이 염주를 굴리면서, "악령퇴산, 악령퇴산, 악령퇴산..."이라고 계속 중얼거렸다. 이 집이 어느 신토 계열의 신흥 종교에 빠져있다는 건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역시 직접 보니 꽤 기분 나빴다.세무원치고는 드물게 성격이 급한 A는,  "부인께서 기분이 영 안 좋으신가 봅니다?"라며 비아냥댔다. 허나 집주인은 그런 소리에 코웃음치며, 우리들을 한껏 내려 다보며 말했다. "아내가 말하길, 아무래도 오늘 오는 손님들은 재앙을 옮겨온 다더군요. 꿈에서 봤답니다."  집은 종교에 관련 된 것인지, 께름칙한 디자인의 신상 같은 게 있는 걸 빼면 평범한 부잣집이었다. 조사를 개시했..

미스테리,역사 2024.06.05

엄마라 부른 귀신 (레딧 괴담)

내 언니 베치와 내가 어렸을 적, 한동안 우리 가족은 꽤 멋진, 오래된 농가에 살았던 적이 있다.그 집의 먼지 쌓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탐험하는 것과,뒷마당의 사과나무를 오르는 것은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였다.하지만 사실 우리가 그 집에서 가장 좋아했던 것은, 바로 유령이었다.우리는 그녀를 '엄마'라고 부르곤 했는데,그 유령은 매우 친절한데다가 우리를 보살펴주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때떄로, 아침에 잠에서 깬 베치와 나는 침대 옆 탁자에서 컵을 발견하곤 했는데,그건 그 전날밤에는 분명 그 자리에 없었던 것이었다. '엄마'가 거기에 놔 둔 것이 분명했다.밤중에 혹시라도 우리가 목이 마를까봐 걱정돼서 그랬던 것이리라고, 우리는 생각했다.그녀가 원하는 것은 그저 우리를 돌봐주는 것이었으니까.그 집에..

미스테리,역사 2024.06.05

1999년의 어느 블로그 (레딧괴담)

이 블로그는 가끔 업데이트 되오니, 나중에 생각나시면 업데이트를 확인해주세요.----------------------------------------------------------------------------------------------------“그 해는 1999년이었다.”이 문장을 보면 다섯 살 때 유치원에서 매일 아침 칠판에 써있는 날짜를 소리내어 읽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1999년은 아직도 제 머릿속에 자국처럼 남아 아무리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아요. 저에게 1999년은, 처음으로 이를 뺐고, 비행기를 처음 타봤고, 그리고 불행히도 일찌감치 동심을 잃고 말았던 해입니다.도저히 지워지지 않는 그 기억은 그 때 새로 샀던 (낡은) TV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당시 학교에서 최고 유행은 포켓..

미스테리,역사 2024.06.04

착하기만했던 여자 (소름썰)

나는 오늘도 꿈에서 어머니를 죽였다. 꿈 속의 나는 날이 갈수록 점점 잔인해진다. 어머니는 홀몸으로 나를 키운 고마운 분인데 어째서 이런 꿈을 꾸는 것일까?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잠을 자는 것이 꺼려져서 요즘은 불면증까지 생겼다.   나는 불안하고 찝찝한 기분을 떨치려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고개를 저었다. 결혼을 앞두고 미리 들어와 살고 있는 신혼집의 풍경이, 더 낯설게만 느껴졌다. 내 옆에는 이제 곧 결혼을 앞둔 여자 친구가 곤히 잠들어 있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내 기척에 부스스 깨어난 그녀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또 어머니 꿈 꾼거야? 그거 자기가 효심이 너무 깊어서 그런거야. 어머니 걱정을 하도 하니까 그런 거라구."  그녀는 잠꼬대처럼 말하며 ..

미스테리,역사 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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