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할머니와 아들 내외, 그리고 손자가 함께 살고 있었다. 할머니는 손자를 아주 귀여워해 잠시도 곁에서 떼어놓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정정하던 할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자식 내외와 손자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할머니의 장례가 끝난 뒤 며칠이 지났다. 그런데 밤마다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손자의 방에서 손자를 찾는 할머니의 간절한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손자는 밤마다 이 소리에 시달려 한잠도 자지 못했다. 그리고 나날이 여위어갔다. 아들 내외는 어찌할 방도를 몰라 쩔쩔 맸다. 어느 날 한 시주승이 그 집 앞을 지나게 되었다. 그는 그 집에 서린 차가운 기운을 보고 주인에게 말했다. “어허, 얼마 전에 죽은 영혼이 이승의 인연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떠나지 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