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이전 신고도 안 했나. 해도 해도 너무하네.” 옆집 바닥은 항상 지저분했다. 식당 전단지와 각종 우편 물들이 범인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쌓여 가던 종이와 비닐들은 어느새 계단 까지 내려와 해옥의 통행을 방해했다. 마치 점점 번져 가는 습진처럼. 위의 두 층만 주거용으로 쓰는 4층짜리 건물에는 우편함 이 없었다. 집 주인에게 몇 번이나 건의를 했지만 홀로 사는 젊은 여자의 말이라 그런지 대답이 늘 건성이었다. 어차피 해옥 앞으로 오는 우편물이라고 해 봐야 핸드폰, 인터넷, 신용카드 등의 청구서가 대부분이었다. 괜히 집주인의 심기를 건드려서 모처럼 저렴한 보증금으 로 들어온 월세 집을 나가고 싶진 않았다. 문제는 옆집이 었다. 3층은 계단에서 오른쪽으로 두 집이 나란히 위치했다. 그중 왼쪽이 해옥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