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요일 오전- 공사장 소음에 새벽까지 잠을 못 잤지만, 어찌 됐든 일어나야 했다. 침대에서 일어나, 이불 바깥으로 다리를 내밀어 고쳐 앉았다. 눈을 비비며 핸드폰 시계를 확인한다. [오전 9:07 - 11월 24일 일요일] '아, 벌써 시간이..' 오른손으로 침대 구석의 기둥을 붙잡고 겨우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발을 떼려는데, 발에 뭔가 걸린 느낌이 난다. 천천히 고개를 숙여 두 다리를 본다. 아무것도 없다. 약간 걸리는 느낌도 사라졌다. 별일이네, 하고 똑바로 서서 앞의 거울을 본다. 초췌한 얼굴, 짙게 깔린 눈그늘, 아무렇게나 자란 머리칼, 어깨너머로 살짝 보이는 파스와 눈에 띄는 오른팔의 상처. ... 상처? 팔꿈치부터 팔등까지 내려오는 찢긴 상처, 족히 10cm는 되어 보인다. 언제 생긴..